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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4 금/ 믿음에 뒤따르는 자유와 해방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3 조회수976 추천수9 반대(0) 신고



대림 1주 금 마태 9,27-31(15.12.4)


"예수님을 믿는 눈먼 두 사람의 눈이 열렸다."(마태 9,30)




The healing of two blind men



 

 믿음에 뒤따르는 자유와 해방

이사야 예언자는 해방을 가져다주는 메시아의 시대를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그날에는 귀먹은 이들도 책에 적힌 말을 듣고, 눈먼 이들의 눈도 어둠과 암흑을 벗어나 보게 되리라. 겸손한 이들은 주님 안에서 기쁨에 기쁨을 더하고, 사람들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안에서 즐거워하리라.”(29,18-19)

예수님께서는 가혹한 고통 중에 있는 소경 둘을 보게 해주시면서 이사야가 예언한 메시아 시대, 구원의 때를 알리십니다. 그분은 치유하는 이스라엘의 메시아인 ‘다윗의 아들’로 온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유다교 지도층을 소경이라 지적하십니다(23,16-26). 여기서 유다 지도층 인사들도 믿음으로써 눈을 떠야 함을 가르치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눈먼 사람 둘이 예수님을 따라오면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칩니다. 그들은 집 안에까지 따라 들어가 예수님께 다가갑니다(9,27-28). 그들은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았고 믿었으며 믿음을 고백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믿음을 가진 이들을 보게 해주십니다. 두 소경은 눈을 뜨게 되어 믿은 것이 아니라 믿었기에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소경들은 보게 해달라고 하지 않고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하고 청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삶의 묶인 매듭을 푸는 가장 강한 힘은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눈먼 이들은 확고한 믿음의 바탕 위에서, 눈을 뜨게 되는 신체적 치유 그 이상을 희망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람으로 변모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오늘날 예수님으로부터 눈먼 소경으로 질타를 받았던 유다의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와 같은 이들은 누구일까 생각해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무관심하고,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과 무관하게 살아가며, 사회 불의 앞에서 꿈쩍도 않고, 사회적 약자들을 무시하고 냉대하며,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사람이나 사회, 교회공동체가 바로 소경이 아닐까요? 이들을 보는 사람이 바로 예수님을 알아보는 사람이 눈을 뜬 사람이겠지요.

우리가 기다리는 메시아는 이미 오셨고 또 오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다양한 차별과 불평등, 배척과 탄압, 빈곤, 생명 경시, 자본의 우상화에 따른 인간 존엄성의 상실이라는 가슴 저린 현실 안에서 예수님을 보고 있습니까? 내 이익만 챙기고, 내 앞의 일에만 몰두하며, 노동자들과 농민들의 절규에는 나 몰라라 하는 눈먼 소경은 아닌지 살펴야겠습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은 그분의 자비를 부르고, 하느님의 자비 안에 머물 때 우리는 다른 이들의 아픔과 불편, 소외와 상실, 억울함과 의로운 분노를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은 생명을 회복시켜주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예수님의 제자라면 눈뜬 소경으로 살아가는 것을 수치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사랑이요 모든 선(善)이신 하느님을 굳건히 믿음으로써 세상 한복판에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형제자매들 안에서 예수님을 알아보는 자유와 해방을 체험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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