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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김홍석 신부(군종교구 해성대성당)<대림 제1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4 조회수852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12. 4 금, 



  
* 마태오 복음 9장 27-31절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분갈이


어느 날 본가에 방문하여 하루 종일 뒹굴거렸습니다. 따뜻한 볕도, 익숙한 어머니의 손맛과 집안 분위기도 참 좋았습니다. 서고에 제가 보던 책들이 그대로 있는 것이 너무 좋았고 빛바랜 사진들이 꽂혀 있는 액자들도 좋았습니다. 그것들을 뒤로하고 돌아가려니 섭섭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38년의 길지 않은 삶 동안 저는 항상 떠남을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열아홉에 신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집을 떠났고 신학교 생활 10년 동안 학기마다 방을 옮겨야 했습니다. 스물넷에 군대에 입대하며, 스물아홉에 사제 서품을 받으며 정들었던 신학교를 두 번이나 떠나야 했습니다.
2년에 한 번씩 익숙했던 본당을 떠나 새로운 본당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군종장교가 되기 위해 교구를 떠났고 이제 군대를 떠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분께서 저를 조금도 한곳에 머무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밀어 내셨습니다. 그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분갈이 하시던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이게 잘 안 빠지네! 오래된 화분일수록 잘 안 빠져! 빠지지 않으면 큰 화분으로 갈 수가 없지.” 오늘 복음에서 눈을 뜨게 해 달라던 그들은 예수님께 자신이 있던 고통의 자리에서 떠나게 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그들은 눈을 뜨게 되면 직면할 로운 삶에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오직 빛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 갈망이 그들에게 익숙한 것에서 떠날 용기를 주었습니다. 주님께서 그들을 분갈이 해 주셨습니다.

 

- 김홍석 신부(군종교구 해성대성당) -

   
  죄라는 화분, 익숙함의 화분에서 끊임없이 분갈이 되기를, 결국 더 이상 분갈이 할 필요가 없는 넓은 밭 -천국- 에 뿌리내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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