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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5 토/ 연민의 마음으로 함께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4 조회수895 추천수6 반대(0) 신고



대림 1주 토 마태 9,35―10,1.5ㄱ.6-8(15.1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마태 9,36)




Jesus was moved with compassion





연민의 마음으로 함께함

예언자 이사야는 귀양살이의 아픔과 서러움 중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고통의 때가 곧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줍니다(이사 25,8 참조). 그는 하느님께서 탄원하는 자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리라는 희망을 선포합니다. “너희는 다시 울지 않아도 되리라.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30,19-20)

하느님께서는 ‘비록 곤경의 빵과 고난의 물을 주시지만, 숨어계시지 않고’(30,20) 늘 내 인생길에 함께 해주십니다. 따라서 어떤 고난을 당하더라도 위로와 희망을 주시는 주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탄원은 주님께 대한 믿음의 고백이요, 주인이신 그분께 의탁하며 생명을 갈구하는 목마름의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하느님의 마음으로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마태 9,35). 그분은 언제 어디서나 아무 조건 없이 모두를 품는 보편적이고 한없는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 곁에 머문 이들만이 자유와 해방을 맛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습니다(9,36-37). 이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내 앞의 대상에 대한 일시적이고 스쳐 지나가는 안타까움이나 동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내 앞의 대상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볼 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온전히 동화되어 그의 아픔과 처지를 삼켜 함께 느끼고 아파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시달리는 이들’이 너무나 많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한(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 서민 빈곤층의 막막함, 농민들의 절규, OECD국가 중 노인 빈곤율과 자살율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고통 받고 있는 노인층의 서러움, 거대 자본의 공룡화 속에 궁지로 내몰리는 골목 서민들의 한숨소리 등.

이토록 아파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절규하는 이들 앞에 경제논리나 정치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몰인정함과 무자비함을 넘어선 폭력입니다. 거기에 가엾이 여기는 예수님의 마음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가면을 쓴 거짓말쟁이이겠지요.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지 않습니까? 돈도, 정치도 권력도 모두 사람을 위한 것 아닙니까?

우리 모두 조건 없이 서로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이길 시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연민의 마음으로 온 세상 모든 이들을 자유와 해방으로 이끄는 사명을 제자들에게 주십니다(10,1.5.8).

오늘 예수님의 이 부르심을 듣고 연민의 마음으로 함께 울 수 있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주님! 존엄한 인간이 신음하고 비인간화 하는 현실을 보며 가엾음을 느끼지 못하는 나를 위해 울 수 있게 하시고, 권력의 마약에 중독된 정치인들과 돈에 눈먼 자본가들을 가엾이 여기게 하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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