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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큰 자비행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6 조회수710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셨다.”(마태 9,35) 
            
          대림절이라 하면 주님께서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지요.
          그런데 주님께서 오심이 
          첫 번째는 하늘에서 이 땅에로 내려오심이지만
          두 번째는 우리에게로 다가오심이요, 
          우리를 찾아오심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모든 마을을 찾아다니심에 대해 얘기하는데
          우리를 찾아오심이 
          이 세상에 내려오심보다 더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주님께서 바로 나에게 인격적이고 
          개인적으로 다가오시는 것이기 때문이고
          나라는 존재가 바로 
          “병자요 허약한 자”
          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
          (마태오 10,6)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도시 한복판에 큰 병원을 차리시고
          병자와 허약한 자들이 그리로 찾아오라고 하시는 분이 아니라
          병약한 우리를 가정방문하시듯 찾아오시는 분이시라는 얘기입니다.
            
          주님은 진정 명의이실 뿐 아니라 찾아오시는 분이십니다.
          능력의 주님일 뿐 아니라 사랑의 주님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주님께서는 그 옛날 우리가 아플 때 
          우리의 어머니나 할머니가
          비록 명의는 아니지만 내 머리에 따듯한 손을 얹어주시고
          당신 손은 약손이라 하시며 
          내 배를 쓰다듬으시듯 그런 사랑의 치유자시죠.
            
          그런데 주님의 사랑은 병약한 우리,
          그래서 찾아가지 못하는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보다도
          길 잃은 우리를 찾아오시는 것에서 더 크게 드러납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마태오복음은 루카복음과 달리
          <잃은 양>이 아니라 <길 잃은 양>이라고 하는데
          백 마리 양의 비유를 보면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 마리를 잃으면......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루카 15,4)“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마태 18,12) 
           
          그러니까 공동체가 양 한 마리를 잃었다고 보는 루카복음과 달리
          마태오복음은 분명히 양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수로 길을 잃었을 수도 있지만 'My Way'를 고집하며
          같이 가는 길에서 제 멋대로 이탈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오늘 마태오복음에 나오는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도
          공동체가 잘못하여 잃어버린 양이 아니라
          실수건 고의건 개인이 길에서 벗어난 양이고 
          그래서 괘씸한 양입니다.
            
          우리 공동체에도 그런 사람이 있을 수 있지요.
          이리로 오라, 저리로 가라고 똑같이 얘기하는데
          못 따라오거나 안 따라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럴지라도 그 한 마리를 포기하지 않고 찾아나서는 주님이시고
          우리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시는 주님이십니다.
           
          프란치스코는 어느 관구 봉사자 형제에게 이렇게 충고합니다.
          “그가 그대의 눈앞에서 수천 번 죄를 짓더라도 
          그를 주님께 이끌기 위하여 나보다 그를 더 사랑하고, 
          이런 형제들에게 늘 자비를 베푸십시오.”
            
          오늘 이사야서는 자비를 베푸실 주님께 대해 얘기하고
          오늘 복음은 여러 형태의 자비를 베푸시는 주님께 대해 얘기하는데
          길 잃은 양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이 
          병약자를 고쳐주고 마귀 들린 사람을 구해주는 것보다도
          더 큰 자비행이 아닐까 묵상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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