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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암부르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7 조회수1,041 추천수18 반대(0)

수업시간에 학생들은 강론을 준비해서 발표를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좋은 강론을 준비했지만 너무 빨리 읽어서 안타까웠습니다. 학생들에게 늘 말하곤 합니다. ‘지금 말하는 것보다 천천히 이야기를 해도 좋습니다.’ 노래에는 쉼표도 있고, 강약이 있고, 멜로디가 있듯이, 강론에도 강약과 쉼표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강론의 원고는 좀 더 쉽게 작성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대화하듯이 문어체를 사용하기보다는 구어체를 사용하라고 권고합니다. 강론을 듣는 대상은 다양하고,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구어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해 줍니다. 길가에서 예쁜 꽃을 보면 기분이 좋듯이, 마음을 열어주는 강론을 듣게 되면 보람이 있습니다. 이제 곧 방학이 될 것입니다. 사목의 현장에서 강론을 하게 될 분들에게 하느님께서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지치고 목마른 이들에게 생명의 말씀을 나누어 주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강론은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는 하느님의 나라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으로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던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좋은 강론이 되기 위해서는 4가지의 요소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말씀입니다.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은 이 세상의 시작이었고, 말씀은 사람이 되셨으며, 말씀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현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강론을 준비하는 사람은 언제나 현실의 소리, 현장의 모습, 시대의 징표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혜의 눈을, 감각의 눈을, 영성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세 번째는 기도와 묵상입니다. 그래야만 말씀이 현실과 시대의 징표를 밝혀 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현장의 소리에 말씀이 묻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걱정하시던 위선과 가식의 틀에 갇히게 됩니다.

네 번째는 입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삶이 함께하지 않는 강론은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습니다. 시련의 비가 내리면, 고통의 바람이 불면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겸손함으로, 온유함으로, 충실함으로 모범을 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면서 변화되었습니다. 절망은 희망으로, 어둠은 빛으로, 슬픔은 기쁨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죄인으로 멸시받고, 공동체로부터 쫓겨났던 사람들이 죄의 용서를 받았고, 공동체로부터 다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화려하고, 커다란 건물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어도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고,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희망현실이 되도록 함께하는 이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웃들은 예수님께 중풍병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이웃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중풍병자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저는 봉성체를 다니면서 10년 이상 자리에 누워있는 중풍병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도 함께 아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중풍병자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이웃들이 함께 할 때, 중풍병자는 힘을 얻을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중풍병자인 아내를 위해서 헌신 하시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말도 하고, 비록 휠체어에 의지하지만 밖으로 나가서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도 함께하니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꿈과 희망은 혼자일 때는 그대로 꿈과 희망으로 남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함께 할 때면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함께하는 우리들의 열린 마음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노력을 보시고, 큰 축복을 내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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