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08 조회수1,105 추천수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Lk.1,38)
 
 
제1독서 창세 3,9-15.20
제2독서 에페 1,3-6.11-12
복음 루카 1,26-38
 

저는 지금 호주에 있습니다. 주말의 강의를 위해 멀리 호주까지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그런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호주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한 게이트에서 표와 여권을 확인하는 순간 저를 따로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손님, 지금 만석이 되어서 손님의 자리에 다른 분이 앉으셨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에 화가 났습니다. 미리 좌석까지 지정까지 했는데, 다른 손님에게 그 좌석을 주었다고 하니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었지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냐면서 항의를 하려고 하는 순간에, 직원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해드렸습니다. 편히 가십시오.”

좁은 이코노믹 좌석이 아니라, 넓어서 누워 갈 수도 있는 비즈니스 좌석으로 바꿔준 것입니다. 이코노믹 좌석의 4배 가격이 되는 좌석을 공짜로 얻었으니 얼마나 큰 행운입니까? 발 쭉 뻗고 누워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이코노믹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을 좋은 그릇에 담아 마음껏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좌석이 없어졌다는 말에 먼저 화부터 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진상을 부리는 손님으로 취급되어 원래 제가 예약했던 이코노믹 좌석으로 되돌아갔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먼저 화부터 냈던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는 속담도 있지요.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참으면 무슨 일이든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날 상황에서도 한 번 참고, 또 참고, 또 참으면 분명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 잉태 소식을 들으신 성모님을 떠올려 봅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로써 아기를 잉태할 것이라는 소식은 달갑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왜 이런 일이 내게 생겨야 하냐고 화를 내고 따져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모님께서는 화를 내시지 않습니다. 또한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부정하지도 의심하지도 않으십니다. 가브리엘의 놀라운 소식에 이렇게 말씀하실 뿐이었지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인해,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고 우리의 어머니가 되실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안 좋은 상황에 대해 무조건 부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주님께 불평불만으로 응답해서도 안 됩니다. 한 번 참아보고 또 참아보면서 주님께서 내게 주신 의미를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내게 가장 필요하고 좋은 것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조금을 참지 못해서 가장 필요하고 좋은 것을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종이라고 모든 것을 맡기신 성모님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우리 역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가장 필요하고 좋은 것이 내 곁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행복은 건강이라는 나무에서 피어나는 꽃이다(쇼펜하우어).


호주 맨리라는 지역에 있는 성당의 감실입니다.

 


미국의 43대 대통령인 조지 워커 부시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어떤 모임에서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농담을 던집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브로콜리를 싫어했는데, 어머니가 억지로 먹게 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되었으니 더 이상 브로콜리를 먹지 않겠습니다.”

이곳에 있던 사람들은 대통령의 농담에 모두 웃으며 끝났지만, 이 농담이 매스컴을 타면서 미국 전역에 커다란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브로콜리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백악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브로콜리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농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지요.

자신은 그런 의도가 없었겠지만, 분명히 공인으로써 해서는 안 될 농담이기도 합니다.

말은 이렇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데이 C 셔퍼트의 ‘세 황금 문’이라는 시를 기억했으면 합니다.

그 첫 번째 문은 “그것은 참말인가?”

두 번째 문은 “"그것은 필요한 말인가?”

세 번째의 가장 좁은 문은 “그것은 진실한 말인가?”

이 세 개의 문을 다 통과했다면 그 말의 결과가 어떠하든지 염려하지 말고 크게 외치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보다는 앞서 이야기한 세 개의 문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그 뒤에 말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호주 이곳은 여름이네요. 저도 바다에 풍덩 하고 싶습니다. 맨리 비치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