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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4 월/ 행복으로 이끄는 사랑의 권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3 조회수957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 월 마태 21,23-27(15.12.14)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마태 21,25)



The authority of Jesus questioned



 

행복으로 이끄는 사랑의 권한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메시아 예수님께 무슨 권한으로 병자를 치유하고 가르치며 누가 그런 권한을 주었느냐고 따집니다(마태 21,23).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알아차리시고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21,25)고 되묻자 그들은 ‘모르겠소’ 하고 답변합니다(21,25-27).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을까 두려워 예수님의 사랑의 권위를 부인한 것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들이 쌓아온 사회적 지위와 명예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했고 자신들의 기반인 제도에 매여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오심은 그들에게는 두려운 도전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도전을 받아들이지 않고 회피하면서 자신들의 안위만 걱정했습니다.

먹힐 살(肉)로 오실 하느님의 탄생이 가까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밥이 되시기 위해 강생하신 사랑의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권한은 키우고 살리는 사랑의 권한이며 생명의 힘입니다. 인간의 모든 권한과 살아갈 힘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며 그 본질은 사랑의 힘입니다. 그분은 힘없고 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올 한해 동안 나는 무엇으로 살아왔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힘이 아니라 내 뜻과 힘에 따라 내 방식대로 살려 했던 순간들이 있었겠지요? 나의 능력, 재물, 사회적 지위, 쌓아온 경력, 자존심, 학연이나 지연과 같은 인맥 이런 것들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영원한 행복을 보장해줄 수는 없습니다.

영성생활은 내 힘과 의지, 인간으로부터 받은 자격이나 권한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사랑의 소명을 살아가는 것임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많은 경우 그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하며 고통이 뒤따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행복을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음을 잘 알지 않습니까? 이제 그렇게 움직여야겠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이 강조했듯이 십자가는 부활로 인도하고, 고통은 황홀로, 어둠은 빛으로, 포기는 소유로, 자기부정은 하느님과의 일치로 이끌어갑니다. 그렇듯 하느님을 찾아가는 길은 이해할 수 없는 모순으로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이 거룩한 모순 속에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돈, 권력, 지식과 정보, 능력에 매달리지 말아야겠습니다. 내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힘을 빼고 부드러워지고 약해져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약해질 때 오히려 강해지며, 반대로 내 뜻과 힘이 강할수록 하느님의 자리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세상일로 바쁜 세모(歲暮)이지만 그래도 멈추어 주변의 어렵고 힘들고 소외된 이들, 특히 억울함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다가가 따뜻한 손을 내밀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힘을 사랑으로 되돌리는 아름다운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약하고 고통받는 이들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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