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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4 조회수1,130 추천수12 반대(0)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 합니다. 지금부터 7만 년 전 인지혁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하고, 기억하고, 예측하고, 역사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40억년 생물의 역사에서 한 부분이었던 인류는 이제 모든 생물 위에 우뚝 서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만 년 전에 농업혁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풍부한 식량은 인류를 번성하게 하였고, 정착하게 된 인류는 사회를 조직하고, 국가를 수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500년 전에는 과학혁명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인류는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을 날 수 있고, 달나라에 가게 되고,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는 인터넷, 페이스 북, 구글, 트위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는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인공지능, 유전공학, 나노기술을 이용하여 자연선택에 의한 생존과 발전에서 지적설계에 의한 생존과 발전의 시대를 열어가려고 합니다. 누가 인간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을까요? 지적설계는 과연 인류에게 행복과 풍요를 선물할까요? 아니면 인류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부메랑이 되어서 파국으로 달려갈까요?

 

인류는 또 다른 시대를 살아왔습니다. 바로 지혜의 역사, 영성의 역사입니다. 신화의 시대입니다.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야 하고, 자비로운 마음을 가져야 하고, 베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지구는 은하에 비하면 아주 작은 존재입니다. 은하계에 비하면 미미한 존재입니다. 우주에 비하면 먼지보다 작은 존재입니다. 그 작은 지구에서 잘난척하는 인류는 우주의 질서를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지성과 영성은 온 우주를 품에 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21세기에 우리가 대림시기를 지내고, 성탄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요? 그것은 과학과 기술만으로는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전쟁, 폭력, 살인, 범죄, 욕망은 과학과 기술로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인류에게 충분한 자원을 마련하였지만 인류의 욕망을 채우기에는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두 번에 걸친 세계 전쟁, 식민지 지배의 탐욕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지금도 난민, 테러, 환경오염, 가난, 질병, 굶주림이 우리 삶의 주변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을 이야기하고, 사랑을 이야기하고, 자비를 이야기 합니다.

 

영성의 시대를 살면 원시인류였어도 감사하며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욕망의 시대를 살면 21세기의 풍요 속에서도 우리는 빈곤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인류의 여명은 인지혁명으로만 불을 밝힌 것이 아닙니다. 인류의 여명은 지혜의 삶을 추구하고, 영성의 삶을 추구했던 스승들에게서 불이 밝혀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영성의 시대를 살았던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의 축일입니다.

 

세상을 과학과 기술 그리고 법칙과 질서로만 살아간다면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과학과 기술의 옷을 입더라도 우리는 영성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아직도 성탄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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