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8 조회수976 추천수11 반대(0)

교구청에 강아지가 한 마리 왔습니다. 이제 2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아주 잘 뛰어다닙니다. 재롱도 부리고, 신부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대게는 태어나서 곧 세상에 적응을 하는 것을 봅니다. 스스로 걷고, 뛰고, 먹이를 찾아서 다닐 수 있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다릅니다. 스스로 걷기까지 1년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세상에 적응하면서 살기까지는 최소한 15년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요즘은 그 시간이 길어져서 20대가 넘어도 독립하기 어렵습니다.

 

오랜 시간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리한 상황이 오히려 인류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동물들은 거의 완전한 상태로 태어나지만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가운데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교육과 보호에 따라서 엄청난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스스로 설 수 없기 때문에 사람은 가정과 사회를 조직하고, 교육 기관을 만들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언어가 발전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불리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을 면접하면서 한 학생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성적이 최상위급인 학생에게 학교에서는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교에 진학할 것을 권하였다고 합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고, 사제가 되고 싶었던 학생은 오히려 선생님에게 약속을 받아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성적임에도 신학교에 입학하려는 것은 신학교가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선생님도 세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께서도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나중에 사제 서품을 받으면 나도 세례를 받겠다. 그러자 학생이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것이니, 제가 사제서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신학교에 입학하면 세례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결국 선생님께서는 신학교에 입학하면 세례를 받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어려울지도 모르는 상황을 지혜롭게 해결한 학생을 보니 제 마음도 뿌듯했습니다.

 

요셉 성인은 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약혼한 마리아가 아이를 잉태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법대로 하면 마리아를 돌로 쳐서 죽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로운 요셉은 조용히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도 자비의 실천입니다. 하지만 요셉은 꿈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만났습니다. 가브리엘은 모든 것이 성령의 이끄심이니, 아이를 잉태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라고 하였습니다. 요셉은 이제 새로운 선택을 합니다. 의로운, 정의로운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잉태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그리고 구원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억울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손해를 보는 일일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요셉은 하느님의 뜻을 따랐고, 인류의 구원은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대나무는 마디가 있습니다. 마디가 없는 대나무는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삶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상처일수도 있지만,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삶의 마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곧 성탄이 다가옵니다. 성탄은 그저, 즐겁고 기쁜 것만은 아닙니다. 성탄은 우리도 요셉성인처럼 이제 하느님의 뜻대로 살도록 다짐하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행복은 용기 있는 사람들을 자주 찾아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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