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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참을 인(忍)하면 요셉 성인을 / 대림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8 조회수1,046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하면서도 보이지 않는 그분이라 여기고는 기회만 되면 늘 떠나려 한다. 그렇지만 가끔은 자기도 모르게 이 떠나있음을 후회하면서. ‘임마누엘’이라고 말로는 이야기하지만, 행동은 그분과는 먼 생활을 한다. 그분의 기준을 저버리고 자기 기준으로 밀어붙이는 ‘반(反)임마누엘’적인 생활로 그분을 실망하게 한다. 그분과 함께하는데도 그분 계명을 쉽게 저버리고 그분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한다.

 

참을 인(忍)자는 칼 도(刀)자 밑에 마음 심(心)자가 놓여있다. 이 인(忍)자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가슴에 칼을 얹고 있다.’라는 뜻이다. 가만히 누워있는데 시퍼런 칼이 가슴 위에 놓여있단다. 잘못 하다가는 가슴 위에 놓인 그 칼에 찔릴지도 모를 위급지경이다. 상황이 이런데 누가 짜증나게 건드린다고 감히 뿌리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을까? 움직여 봤자 나만 상한다. 화가 나 감정이 치밀어도 죽은 듯 가만히 있어야 한다. 이렇듯 '인'자는 참지 못하는 자에게 먼저 피해가 일어난다는 뜻일 게다. 그러므로 소위 자기 평정을 잘 유지할 줄 아는 게 인내이다. 해서 '참을 인(忍)'자 세 번하면 살인도 면한다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사실 참기만 한다면 병이 생길지 모른다. 그래서 사랑해야 한다. 차라리 사랑하는 것이 좋다. 나를 사랑하듯 상대를 사랑해야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이가 되리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는 인내란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에. 세상살이에 가끔은 어렵고도 짜증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인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녕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 생길 게다. 기다리면서 서로 참고 사랑하자.

 

요셉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그 어려운 자신의 운명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마태 1,23-24) 이렇게 그는 혼인도 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한 마리아를 평생아내로 맞아들인 것이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동정 마리아에게 탄생하시어, 인류의 구원 사업을 펴시고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시어 승천하신 분이시다. 그리고 그때 그 시각에 재림하시어 우리를 심판하시리라. 그분은 삼위로 존재하시지만 하나이시고 지금 이 시각에 믿는 우리와 함께하신다. 그렇지만, 우리는 왕왕 그분을 모르면서 지낸다. 아니 모르는 게 더 좋다는 생각으로 종종 반 임마누엘 삶을 산다. 우리는 늘 기억해야 한다.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이 평범한 진리를!

 

사실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삼았을 때 앞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까지도 자기 삶의 한 부분이라 여겼으리라. 세상에는 이렇게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신비스러운 게 적지 않는데, 이러한 것들이 아주 사소한 것들에 의해 쉽게 풀려 나가기도 한다. 하느님의 신비를 접하면서, 요셉처럼 우리도 우연을 필연으로 받아들이는 믿음과 지혜가 정말 필요할 게다. 요셉은 아무 말 없이 하느님의 뜻과 자신의 몫을 받아들인 분이시다. 오늘도 그분께서는 ‘수많은 요셉’을 부르고 계시리라.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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