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전례와 미사는 하느님과 미리 참례함이 된다 / 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강론글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8 조회수790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배타의 봄꽃 중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령님이 이 땅에 내려오신 교회의 생일입니다.

 

본당 간부 피정에서 성령에 대하여 물어 본적이 있습니다.

성부가 아버지, 성자가 아들이라면 성령은 누구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하고 서로 눈치만 보았습니다.

 

성부와 성자는 알겠는데 성령이란 개념은 머리에 잘 잡히지 않았던 겁니다.

여기 앉아계신 여러분도 대부분 그럴 것입니다.

성령은 바로 아버지와 아들에게서 함께 뿜어 나오는 사랑이요, 기운입니다.

성부를 성부답게 하는 힘이요, 성자를 성자답게 하는 힘이 바로 성령입니다.

 

성부와 성자에게서 성령을 뺀다면 아마 빈 껍데기일 것입니다.

사제를 사제답게 하는 힘이 바로 성령입니다.

수녀를 수녀답게 하는 힘이 바로 성령입니다.

신자를 신자답게 하는 힘이 바로 성령입니다.

봉사자들을 봉사자답게 하는 힘이 바로 성령입니다.

 

우리에게서 성령을 빼면 허수아비신자에 불과합니다.

주일을 잘 지키면서 봉사를 잘 열심히 하는 듯하지만

속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신자가 많습니다.

교회에서 직책을 맡으면 본당신부님 명령이니까 끝날 때까지는 책잡히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하지만, 그 일이 성령과 함께 하지 않으면 분열이 일어나며

자신을 알아달라고 표현을 합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에 제자들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었습니다.

무식한 겁쟁이었고 교회를 이끌면서 복음을 전파할 능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봤을 때 예수님의 3년 동안의 전교생활은

겁쟁이 제자들로 인해 다 무너지는 듯 보였습니다.

또 열 두 제자들은 각자 딴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먹고 살 수 있을까?’

 

주님이 돌아가신 뒤에 제자들은 무서워 다락방에모 여서 숨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일더니 그들 집안을 가득 채우며

혀 같은 것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에 내렸습니다.

성령이 내린 겁니다.

성령을 받자 제자들이 뒤집어지고, 세상이 뒤집어졌습니다.

그 바보 같던 제자들이 수많은 외국인들 앞에서 여러 가지 외국어로 사람들에게 설교를 했습니다.

로마 군인의 권력과 그 세력들이 살벌한데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진 겁니다.

 

그뿐 아니라 여러 가지 치유의 기적을 행하자 모두다 깜짝 놀랐습니다.

성령은 가족을 변화시킵니다.

성령은 교회를 변화시킵니다.

성령은 사제와 신자들을 변화시킵니다.

성령에 취하면 아무리 육신이 힘들어도 하느님의 일을 합니다.

 

무당이 될 때 내림굿이라는 것을 합니다.

무당은 내림굿을 통해 신접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우리 천주교신자들은 세례를 통해 성령을 받습니다.

무당에게는 마귀의 영이 내리지만 우리 신자들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성령을 받습니다.

 

무당들은 악령의 힘을 빌려 엄청난 능력을 과시합니다.

작두날 위에서 춤을 추고 시퍼런 날을 허벅지에 슥슥 문질러도 베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악령과 비교도 안 되는 성령의 힘을 받은 천주교신자들은 왜 무당만도 못 합니까?

 

저는 피정에 들어가기 전에 온몸이 파김치가 되어 있는 상태가 많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쉬어야 되는데 쉬지를 못하니까~

여섯 시간씩 차를 타고 가면서

오늘 내가 과연 일곱 시간 동안 제대로 피정을 할 수 있을까!’

피정 중에 쓰러지지나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면서 성령께 도움을 청합니다.

성령님, 저는 지금 너무 지쳐있습니다. 그래도 오늘 모여 있는 수 백명의 신자들이

하느님을 알려고 왔습니다. 이 사제의 입술을 가지고 성령님 당신께서 오늘 하루 피정해 주십시오.’

그러면 어디서 그런 힘이 생기는지 줄기차게 일곱 시간 동안 피정을 합니다.

어줍잖은 말장난으로는 영적 변화가 불가능 하지만 그때 하는 피정지도는

사람의 힘으로 하는 피정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제와 함께 하시기에 신자들의

얼굴이 피정 들어올 때와 나갈 때가 다릅니다.

 

오늘날에도 성령의 은혜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기입니다.

그저 끌려 다니는 신앙을 통해서는 은혜의 맛을 모릅니다.

기도하는 신자들이 줄고 기도를 한다고 하더라도 너무나 형식적으로 합니다.

 

성령 안에 사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가정이 달라집니다.

성령 안에 사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구역이 달라집니다.

성령 안에 사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공소가 달라집니다.

 

제가 어느 시골공소에 있을 때 참으로 열심한 회장님이 계셨습니다.

신부님, 저 무당골에 방 하나만 얻어주시면 저곳을 천주교신자골로 만들겠습니다.”

그분은 무당들의 박해를 받아가면서도 성령의 힘으로 기도하면서

하느님이 힘이 잡신보다 세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무당들이 하나 둘씩 무당골을 떠나기 시작했고 그 동네 사람들은 천주님이

귀신보다 훨씬 세다는 것을 알고 천주교신자로 다 돌아와서 그 동네 주면의 90%

성령이 충만한 회장님 한 분이 온 동네를 하느님의 나라로 만듭니다.

 

성령의 뜨거운 힘이 없으면 사제도 수도자도 직업인으로 만듭니다.

사제는 분명 직업인이 아니지만 성령께서 함께 하시지 않으면

미사주는 기계, 성사주는 기계, 그야말로 직업인이 되고 맙니다.

 

신자들도 뜨거운 체험이 성령이 함께 하지 않으면 세례 때 받았던 사제직,

예언직, 왕직의 고귀한 품위를 잃어버리고 허수아비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아홉 개의 열매와 아홉 개의 은사를 주십니다.

그 많은 은사와 열매를 주시는 목적은 교회 안에서 효과적으로 봉사하게 위함입니다.

 

아홉 개의 열매와 아홉 개의 은사는 성령이 선물을 받았다고 해서 경건한 신앙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됩니다.

그것은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그 권력을 그릇되게 남용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삶 속에서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진실, 선행, 친절, 온유,

절제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이러한 열매가 없는 가운데 사용하는 은사는 요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령께 이 험한 세상에서 신앙을 않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성령께 도움을 청하는 성령송가를 바쳐야 합니다.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 때마다, 중병에 걸릴 때마다 성령께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고통스럽고 힘든 십자가가 내 어깨를 짓누를 때마다 성령께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전례 때마다 미사 시작하기 전에 성령께서 내 생애 마지막 미사를 드리는 것처럼

분심없이 이 자리에 나와 함께 머물게 해달라고 도움을 청하도록 합시다.

 

교우 여러분 축원합니다.

여러분은 성령이 머무시는 궁전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교우가정과 교회 안에 성령께서 어두움을 몰아내고

성령 충만한 교회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이냐시오 드 라따꾸이에 대주교께서 하신

성령 그 생명의 의미를 낭독해 드리면서

성령강림대축일이 의미를 되새겨 보도록 합니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하느님은 멀리만 계신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그리스도는 과거에 머무신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복음은 죽은 글자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교회란 한낱 조직에 불과하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권위란 한낱 지배하는 것일 뿐이다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선교란 한낱 선전광고에 불과하고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전례란 한낱 과거의 회상일 뿐

성령이 아니 계시다면 그리스도인의 행위는 노예들의 윤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성령 안의 우주는 온통 잠을 깨고 왕국을 낳는 산고로 신음하고 있다.

성령이 계시면 부활하신 그리스도 여기 계시고

복음은 찬란한 생명력을 내뿜고

교회는 성삼위와의 통교를 의미하고

권위는 해방자의 섬김이 되며

선교는 성령강림의 축제가 된다.

전례와 그리고 미사는 하느님과 미리 참례함이 된다

인간의 행위는 성령으로 하느님으로 가득 차리라 아멘.

 

 

 

♧느티나무신부님 (2006. 6월 4일 성령강림대축일 )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