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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19 조회수1,372 추천수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5년 12월 19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
 
Do not be afraid, Zechariah, because your prayer has been heard.
Your wife Elizabeth will bear you a son, and you shall name him John.
And you will have joy and gladness, and many will rejoice at his birth,
for he will be great in the sight of the Lord.
(Lk;1,13-15)
 
 
제1독서 판관 13,2-7.24-25
복음 루카 1,5-25
 
저는 학창시절에 남들 앞에서 말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에 틀린 답을 말해서 망신을 당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자신감이 떨어져서 선생님의 질문에 남들의 눈치만 보면서 가만히 몸을 웅크리고 있었고 발표 할 때에도 늘 뒷전에 서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에 부여로 저희 학년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수업을 하지 않고 소풍을 간다는 사실이 기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생겼지요. 조금 먼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가기 때문에, 분명히 버스 안에서 장기자랑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큰 망신을 당할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준비한 것은 ‘노래’였습니다. 한 곡만 열심히 준비해서 부르고 자리로 얼른 돌아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드디어 소풍 날, 저희는 모두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느 정도 달렸을 때, 선생님께서는 한 명씩 나와서 장기자랑을 하라고 하십니다. 앞에 앉은 친구부터 시작해서 노래나 춤, 또는 만담 등을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제 차례가 돌아왔고, 저는 앞에 나가서 미리 준비했던 당시의 인기 가요 한 곡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다 부르고 나서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글쎄 친구들이 ‘앙코르’를 외치면서 한 곡 더 부르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생긴 문제가 무엇일까요? 제가 준비한 노래는 불렀던 노래 딱 한 곡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붉어진 얼굴로 “나 못해.”라고 말한 뒤에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준비하지 않았으니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룰 확률도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즈카르야에게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세례자 요한의 탄생에 대한 말씀을 전해줍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평소에 즈카르야와 엘리사벳 부부는 아들을 달라는 기도를 많이 드렸던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즈카르야는 자신들이 바쳤던 청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인데도 의심을 품으며 말하지요.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입으로는 아들을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었지만, 정작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했던 것입니다.

주님의 뜻이 나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늘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한 준비 없이는 주님의 뜻이 내 안에서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준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기도, 희생, 선행, 봉헌 등등 생각해보면 너무나 많습니다.

행복은 나눌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영화 ‘인 투 더 와일드’ 중에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입니다.

 

인사이동

어제 인사이동 발표가 났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특수사목에만 10년 넘게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분명히 본당신부로 발령 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예상과는 달리 내년 1월 11일부터 사목할 장소는 강화도에 위치하고 있는 갑곶성지입니다. 이 갑곶성지는 제가 10년 전에 이미 있었던 장소였기 때문에 생각도 못했던 곳입니다.

신부로 사목할 시간을 따져보면 길어봐야 40년입니다. 5년씩만 있어도 8군데밖에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에 있었던 곳으로 또 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요. 그런데 제가 갑곶성지로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본당신부를 원했기 때문에 실망도 하고 서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곳에 필요하다고 판단하셔서 다시 보내신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경험을 살려서 이제는 실수하지 말고 잘 해 보라는 것 같더군요.

마음을 바꾸니 편안해지고 감사해집니다. 감사한 마음이 드니 가장 좋은 곳으로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비록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늦게라도 마음을 바꾸면서 준비를 하니 다시 기쁨의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마음의 준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1월 11일 이후, 강화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갑곶성지에 꼭 놀러오세요~~~


맨 밑에 제 이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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