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4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0 조회수897 추천수13 반대(0)

대관령에 긴 터널이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터널의 길이가 21킬로가 넘는다고 합니다. 앞으로 이 터널이 개통되면 서울에서 대관령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터널에 들어가면 우리는 주변을 볼 수 없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을 지나가게 됩니다.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이면 빛을 볼 수 있고, 터널을 나오면서 아름다운 자연을 다시금 만나게 됩니다.

 

대림시기는 빛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는 터널과 같습니다. 오늘은 대림 제 4주일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우리는 어떤 준비를 했는지 잠시 생각을 합니다. 평소에 공부를 많이 했어도, 좋은 성적을 얻는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 요점정리를 잘 합니다. 시험에 나올 만한 것들을 미리 요약해 놓고, 짧은 시간에 요점 정리한 것들을 읽으면서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그동안 우리는 어떤 말씀을 많이 들었는지 정리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대림시기를 보냈는지 알 수 있고, 며칠 남지 않은 대림시기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림 첫째 주는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단순히 눈을 뜨고 있다고 해서 깨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마음과 나의 의식이 하느님을 향해 열려 있어야 깨어 있는 것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은 각자의 마음에 예수님께서 오실, 아름다운 구유를 마련하도록 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자비의 희년을 선포하셨고, 자비의 문을 성대하게 여셨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이 자비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깨어 있는 사람들이 시메온과 한나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할 수 있습니다.

 

대림 두 번째 주는 인권주일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은 소중하고, 그 사람의 인격은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억울하게 갇혀있는 사람, 폭력으로 희생당하는 사람, 가난 때문에 굶주리는 사람, 장애인이라는 이유를 차별받는 사람들이 있으며, 여성이라서, 어린아이라서 소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추운 겨울 차가운 물대포를 맞아 쓰러지신 농민 백남기 형제님께서는 아직도 병원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바로 이렇게 가난하고, 불쌍하고, 병든 사람들도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그런 분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서 오십니다.

 

대림 세 번째 주는 자선주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마리아사람의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혈통이나, 직책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강도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고 하셨습니다. 쓰러져 신음하는 사람을 못 본척하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없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유명한 최후의 심판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놀라운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중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가난하고, 헐벗고, 병든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하느님께 해 준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그렇게 따뜻하게 해 드렸으니, 천상의 잔치에 초대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자선은 나를 하느님 나라로 이끌어 주는 길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대림 4주일을 지내면서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신비를 묵상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시는 것은 바로 나를 위한 것입니다. 부족하고, 죄를 많이 지었고, 별로 잘 한 것도 없는 나를 구원하기 위해서 모든 권능과 모든 권세를 가지진 분이 아주 연약한 아이의 모습으로 비천한 마구간에 태어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쁜 꽃이 그 고운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서는 어두운 땅 속에서 끊임없이 양분과 물을 찾아 고생하는 뿌리의 수고와 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건강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기쁘게 생활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주님의 성탄을 이렇게 잘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은 말없이 우리를 도와주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우리를 사랑한 고마운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주님께서 하신 약속들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면, 주어진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기쁘게 생활한다면 바로 이곳에도 분명 주님께서는 오실 것입니다. 2000년 전에 엘리사벳과 마리아를 사랑하셨던 그 주님은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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