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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도반道伴이시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토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1 조회수1,152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12.21. 대림 제4주간 월요일, 아가2,8-14 루카1,39-45


                                                               

주님은 우리의 영원한 도반道伴이시다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루카1,39-40).


오늘 복음의 마리아처럼, 언제든 찾아가 만날 수 있는 도반을 둔 사람은 행복합니다. 

갈 곳은 많은 듯 하나 갈 곳은 없고, 만날 사람 많은 듯 하나 만날 사람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평생 순례 여정을 압축한 800km, 2000리 산티야고 순례후 

피정자들과 많이 나눈 평생순례여정의 네 요소가 

1.하느님 목표目標, 2.삶의 이정표里程標, 3.도반道伴, 4.기도祈禱입니다. 


오늘은 이 네 요소중 ‘도반’에 대해 나눕니다. 


혼자서는 너무 힘들고 외로워서 성공적 인생 순례 여정은 힘듭니다. 

우울증, 정신질환, 자살 등 모두가 홀로의 외로움에 기인된 바 많습니다. 

도반과의 우정은 평생 인생 순례 여정 중 얼마나 절대적인지요.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영적 도반의 모범입니다. 

예기치 못한 잉태로 한없이 마음 착잡해진 마리아가 찾은 사람은 영적 도반 엘리사벳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마리아를 잘 이해하고 신뢰하고 공감했던 엘리사벳의 면모가 

다음 환대의 말에서 잘 드러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됩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참 좋은 도반은 나의 분신과 같습니다. 

위 엘리사벳의 시의적절한 말은 마리아에게는 그대로 구원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이미 태중에서부터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영적 도반으로 점지되었음을 깨닫습니다. 


18년전, 1997년에 써 놨던 ‘하늘과 산’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한 불암산을 볼 때 마다 떠오르는 시입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

 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1997년 2월


하늘과 산이 상징하는바 도반입니다. 


보이는 스승 도반, 동료 도반, 부부 도반에도 해당되고, 

보이지 않는 영원한 도반인 주님께도 해당됩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우리와 영원한 도반이 되시겠다 확약하신 주님이십니다. 


철저히 관계적 존재인 인간임을 깨닫습니다. 

영원한 도반인 주님과의 우정과 보이는 사람 도반과의 우정은 함께 갑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이렇게 참 좋은 도반관계에 전제되고 있는 것이 

주님과의 도반관계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는 물론 보이는 도반 형제들과의 우정을 깊이 하기 위해 

함께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전례기도입니다.


오늘 아가서의 두 연인관계를 

옛 교부들은 하느님과 백성, 그리스도와 교회, 즉 주님과 우리의 도반관계로 해석했습니다. 

우리와 주님이 주고 받는 감미로운 사랑의 대화입니다.


“내 연인의 소리! 

보셔요, 그이가 오잖아요.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오잖아요.”


바로 성탄에 우리를 찾아 오시는 주님을, 

또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를 찾아 오시는 우리의 영원한 도반인 주님을 고백하는 

우리 영혼입니다. 


위 말씀이 우리 영혼의 고백이라면 다음 말씀은 주님의 고백입니다. 

마치 미사 중 우리 영혼을 일깨우는 주님의 음성 같습니다.


“나의 애인이여. 일어나오. 

나의 아름다운 이여, 이리 와 주오. 

그대의 모습을 보게 해 주오. 

그대의 목소리를 듣게 해주오. 

그대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그대의 모습은 어여쁘다오.”


아가서의 마지막 부분인 이 말씀은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자 연인인 주님께서 

우리 영혼에 들려주는 감미로운 말씀같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우리 영혼을 사랑하십니다. 


문득 주님 홀로 우리를 짝 사랑하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너무 주님을 많이 잊고 지내는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과 우리의 영혼은 영원한 도반관계에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의 평생 도반인 우리 모두와의 우정을 깊게 해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 도움, 우리 방패, 우리 영혼이 주님을 기다리네. 

그분 안에서 우리 마음 기뻐하고, 거룩하신 그 이름 우리가 신뢰하네.”(시편33,20-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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