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1 조회수752 추천수12 반대(0)

아련한 추억입니다. 19891월입니다. 저는 제가 교리를 가르쳤던 친구와 약속을 했습니다. 이제 막 취직한 친구는 제게 저녁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대학다방에서 6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깜빡 약속을 잊어버리고 천마산엘 갔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약속이 생각났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었기 때문에 전화를 할 수도 없고, 문자를 보내기도 어려웠습니다. 약속시간 4시간이 지나서 10시쯤 다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친구는 다방에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다방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온다고 했기 때문에 믿고 기다렸다고 합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때 학생이 읽고 있던 책이 신달자 선생님의 백치애인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백치였기 때문에 저를 기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말을 믿고, 저를 존경했기 때문에 기다린 것이었습니다. 많이 미안했지만 저를 믿고 기다려준 그 친구가 참 고마웠습니다.

 

200511월입니다. 저는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살고 있던 집에서 이사를 가야했습니다. 아침에 짐을 옮기기로 했고, 자매님 한분이 저를 위해서 차량봉사를 해 주기로 했습니다. 7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30분이 지나도 연락도 되지 않았고, 오지 않았습니다. 성격이 급한 저는 택시를 불렀고, 짐을 싸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당시 저는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날 길이 미끄러워서 조금 늦었던 그 자매님은 미안했다고 하면서도 서운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약속을 했으니 좀 늦더라도 왔을 터인데, 기다리지 않고 제가 택시를 불러서 떠났기 때문입니다. 똑똑하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헛똑똑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한 두 여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너무나 나이가 많아서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던 엘리사벳은 아이를 잉태하였습니다.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되는 처녀 마리아도 아이를 잉태하였습니다. 처녀가 아이를 잉태한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고, 비난을 받을 일이며, 공동체로부터 쫓겨날 일이기 때문입니다. 불가능한 일,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성령께서 함께하셨고, 하느님께서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이제 현실의 삶에서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일을 받아들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신앙을 가진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고, 현명한 판단이 아닐 것입니다. 신앙은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신앙은 세상의 것들이 주지 못하는 것들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엘리사벳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이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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