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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의 은총인 요한의 탄생 / 대림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3 조회수879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즈카르야가 말문이 막힌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늙은 아내가 아이를 잉태한 것이다. 사실 하느님의 일을 어떻게 인간의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말은 오해만을 불러일으킬 뿐, 침묵의 언어만이 하느님의 일을 대변할 수 있을 게다. 그러니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이루는 표징으로 삼으시려고 즈카르야를 침묵 속에 가두어 두셨고, 즈카르야는 침묵 속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그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살다 보면, 말문이 막힐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생길 때가 있다. 말문이 막힌다는 것은 침묵하라는 뜻도 있으리라. 온 동네방네로 자신의 정당함과 억울함을 떠들고 다니면서 주위로부터 위로를 찾지 말라는 뜻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일수록 침묵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하느님 안에서 조용히 해석해야 할게다. 이런 침묵을 하면 반드시 그분만이 주시는 드러나는 결실이 있다.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자 즈카르야는 아들의 이름을 요한이란다. “그의 이름은 요한(루카 1,63).” 하느님의 은총, 하느님의 호의라는 뜻이다. 세례자 요한을 생각하면 광야에서 단식하며 엄격한 생활을 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심판을 선고한, 어딘지 모르게 무서운 모습만이 떠오르는데, 요한이라는 이름의 뜻이 ‘하느님의 은총’이란다!

 

사실 세례자 요한이 탄생할 무렵, 이스라엘은 로마의 식민지 치하였다. 가난한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은 더 없이 궁핍한 삶을 살아야 했고,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여전히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 빈부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져, 가난한 이들과 억압받는 이들은 불의한 현실에서 구원과 해방을 안겨 줄 메시아를 줄곧 기다렸다.

 

드디어 때가 되자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대로, 구세주 메시아의 길을 닦을 일꾼을 먼저 보내신다. 아기를 가질 수 없는 나이 많은 엘리사벳을 통하여 그 일꾼인 세례자 요한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그분보다 먼저 온 이로 맡겨진 사명을 수행한다. 첫 사명은 이스라엘을 하느님께 돌아오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주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를 세례자 요한이라 한다. 그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의 소리였다.

 

요한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즈카르야에게 요한의 출생을 알려 준 천사는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루카 1,14)라고 전한다. 이렇게 그는 깊이 헤아릴 줄 아는 믿음의 눈을 가진 이들에게는 하느님의 은혜였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이가 그를 통하여 주님께 돌아왔다.

 

주님의 길을 벗어난 이들을 엄히 꾸짖어 눈물로 뉘우치게 하는 세례자 요한과 같은 분들은, 세상을 파멸에서 건져 내기 위한 주님의 선물이라는 점을 성탄 선물로 받아들이면 참 좋겠다. 사실 예수 성탄이야말로 하느님의 최대의 선물이다. 더더구나 하느님의 은총인 요한의 탄생이 선물중의 선물일 게다. 따라서 성탄을 바로 목전에 둔 우리는 이 보물과 같은 선물을 담을 나의 그릇과 나의 마음은 어느 정도 준비되었는지 살펴보아야 하리라.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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