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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알곡이 만들어지는 가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7 조회수974 추천수5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다해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


<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


  
복음: 루카 2,41-52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 알곡이 만들어지는 가정 >

 

어느 가난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 농부는 열심한 기도 끝에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청했습니다.

부탁이 있습니다. 당신이 정녕 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면, 1년만 일기가 고르게 해 주십시오. 1년만 항상 알맞은 비가 내리고 기온이 알맞게 된다면, 제 곳간은 곡식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 지겨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농부의 이 간절한 청을 들어주셨습니다. 늘 고른 날씨와 알맞은 비 덕분에 곡식은 무럭무럭 자라 이윽고 수확 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가을걷이를 한 농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곡식의 낟알은 죄다 껍질뿐 알맹이가 영근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농부는 하느님께 따졌습니다.

이게 어찌 된 겁니까? 왜 이런 좋은 조건 속에서도 곡식은 이렇게 쭉정이뿐입니까?”

그러자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고난과 갈등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둥과 비바람, 가뭄과 홍수 끝에, 고심참담하여 거두어들인 것만이 알맹이가 있는 법이니라.”

[발췌: 정규한 신부,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

 

고통은 우리에게 늘 있게 마련입니다. 그 고통이 없다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그 고통 때문에 막연하게 두려워하며 살아야합니다. 주님은 고통으로 우리를 단련시키십니다.

여러분이 지금 얼마 동안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로 단련을 받고도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훨씬 값진 여러분의 믿음의 순수성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밝혀져, 여러분이 찬양과 영광과 영예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1베드 1,6-7)

주님의 교육방법은 언제나 시련과 고통, 슬픔과 같은 불을 통한 단련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고통을 당하게 되어있습니다. 고통 없이는 우리 안에 알이 영글 수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 시골길을 따라 등교하는데 마침 고치에서 나비가 힘겹게 나오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다 나오면 가려고 기다렸지만 너무 느려서 지쳐버렸습니다. 나왔는데 몸이 축축하여 날개를 펴지도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입김으로 날개가 빨리 마르게 불어주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나비가 어떻게 되었나 보았는데 그 나비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어있었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도와주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수고를 통해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힘까지 갖출 기회를 잃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제왕절개 수술이 타국에 비해 매우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나온 아이들은 면역력이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보다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아기들이 약 9시간 동안 당하는 고통이 어머니보다 훨씬 크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고 세균들을 몸에 붙이고 나오면서 세상을 이겨날 면역력을 키우며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고난은 우리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인사이드 아웃이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도 보듯이 행복이란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슬픔과 공존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개그 프로그램만 하루 종일 본다고 행복할 수 없습니다. 슬픔의 커튼이 드리운 기쁨을 느끼며 눈물을 흘릴 때 행복한 것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 매우 가난하게 자라서 가난에 대한 두려움은 별로 없는 편입니다. 가난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다시 태어나라고 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가난부터 시작하겠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들이 가난을 느껴보지도 못했는데도 가난을 두려운 대상으로만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행려자들을 바라보며 너도 공부 안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말하며 막연한 두려움을 심어줍니다. 그러나 가정은 두려워 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교육하는 곳이지 두려움을 심어주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거지가 되면 어떻습니까? 부자로 살다가 지옥 가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

우리 말 속담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처와 두려움의 트라우마에 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그 상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계속 무언가를 두려워하며 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안전장치를 찾게 되는데 그것들이 돈이나 명예 등이 그것입니다. 혹은 두려움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술이나 담배, 게임이나 쾌락 등을 찾게 됩니다. 과거의 넘지 못한 두려움이 이 세상의 노예 살이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세상의 쭉정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명포수였던 짐 선버그는 은퇴한 후 유명 강사로 활약했습니다. 어느 날 교도소를 방문한 그는 죄수들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다 공이 머리 위로 날아가면 아버지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공을 이렇게 멀리 던질 수 있다니. 언젠가 넌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을 거야.”

타격 연습을 하다 헛스윙을 했을 때 아버지는 또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말로 힘 있는 스윙이었어. 그 정도 힘이라면 훌륭한 메이저 리거 감이야!”

공이 울타리를 넘어 이웃집 유리창을 깼을 때나 차의 지붕 위에 떨어져 큰돈을 물어주셔야 할 때도 그러셨습니다.

그렇게 멀리 날아가는 공을 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은 시간문제야!”

항상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자라왔기에 짐에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세 번의 올스타, 여섯 번의 골든글러브 수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이 이야기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한 죄수가 다가와 말했습니다.

선버그씨, 당신과 반대로 내 아버지는 늘 내가 못난 놈이고, 뭐하나 잘하는 것 없는데다 언젠가는 철창신세가 될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죠. 그래서 나 역시 내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렸죠

[출처; 유투브, 감성다큐: 부모의 꿈을 이루게 한 두 사람]

 

두려움 없는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여 그 세상의 바람 때문에 영향을 받고 휘날리는 쭉정이로 키워서는 안 됩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께 맡기며 어떤 상황 속에서도 주님 안에 굳건히 머무를 수 있는 자녀라면 알곡임이 증명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 세상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힘이 키워야하는데 그 교육의 장이 바로 가정인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형편은 어떻습니까? 세상 살기 어려우니 공부하지 않으면 거지된다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겁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집착하며 살아가는 쭉정이로 만드는 것입니다. 공부가 중요하니 성당보다는 공부할 때 공부하라고 하니 이 얼마나 가정부터 큰 문제입니까? 학교는 포기해도 주님만 의지하면 아무 걱정 없다고 가르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라도 본 적이 없는데 솥뚜껑보고도 겁을 집어먹으라는 교육을 하고 있다면 그 가정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닙니다. 인도의 디펙 쵸프라는 자녀들에게 아버지가 다 책임질 테니 너희들은 세상을 위해 어떤 좋은 일을 해 줄 수 있는가 만을 생각하며 살라고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참 가정의 모습입니다. 친구들에게 좋은 일만 하며 산 두 아들은 하나는 하버드 대 교수, 하나는 큰 사업가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시험의 장입니다. 이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두려워하며 살도록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부모에게 고통을 줍니다. 삼일 동안이나 당신 마음대로 성전에 남아있으면서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칩니다. 그러나 사실 그렇게 고통은 주신 이유는 이후에 당신이 죽어서 땅에 묻히셨을 때 희망을 잃지 않고 오늘처럼 삼일만 버티면 다시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주신 것입니다. 어떤 신학자는 이 오늘의 사건이 없었다면 예수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성모님도 견디지 못하고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 말에 동의합니다. 오늘의 이 고통이 미래에 닥쳐올 고통에 대한 교육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우리가 가정 안에서 힘듦과 어려움을 겪으며 그런 고통이 고통이 아니라 은총으로 느껴지도록 교육하시는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울 기회가 올 때마다 주님께 맡기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다 지나가고 영원한 생명만이 참 의미임을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이 세상에서도 알곡으로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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