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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8 월/ 함께 지고 가는 고통과 죽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7 조회수1,071 추천수5 반대(0) 신고



무죄한 아기 순교자들 축일 마태 2,13-18(15.12.28)


“예수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1요한 1,7)



The massacre of the infants





함께 지고 가는 고통과 죽음

오늘은 예수님 때문에 헤로데의 손에 죄 없이 죽은 아기 순교자들의 기념일입니다. 헤로데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유다인들의 최고회의를 없애려고 300여명의 원로들과 법령위원들을 살해합니다. 그 뒤 자신의 아내 마리아와 장모 알렉산드라, 두 아들까지도 죽이고, 자신이 죽기 전에는 예루살렘 귀족들도 죽입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다음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마태 2,2) 하고 묻습니다. 이에 잔인한 폭군 헤로데는 왕권에 위협을 느껴 아예 화근이 될 씨까지 말려버릴 결심을 합니다.

결국 그는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습니다.”(2,16) 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의 사랑과 진리, 정의와 평화의 등장이었습니다. 헤로데는 그 정반대편에 있었고 둘은 충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죄 없는 아기들은 이 충돌로 악과 탐욕의 희생제물이 된 셈입니다.

자신이 주인이라는 엄청난 착각에 빠진 이들은 하느님의 아들조차 자기 권력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그렇게 예수님께서는 죄없이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속죄 제물이 되셨습니다."(1요한 2,2) 오늘의 헤로데들은 돈과 권력, 탐욕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폭력의 역사를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죄없는 아기들의 죽음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예수님 때문에 죽임을 당한 아기들의 죽음은 단순한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인류 구원을 위한 죽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의 고통과 죽음은 곧 예수님의 고통이요 하느님의 죽음입니다. 따라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죽음은 나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매일의 삶과 인생사 자체가 하느님의 구원역사의 일부입니다. 그렇게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 인간다운 삶은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이어져갑니다.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 억울하게 탄압당하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 헐벗고 굶주린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과 희생을 통해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져가고 있습니다.

죽은 아기들의 순교는 예수님이 그러하셨듯이 다른 이들의 죽음까지도 사랑으로 끌어안고 살아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나 혼자만의 행복을 찾지 말고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빛 속에 계신 하느님처럼 빛 속에서 살아가면서 서로 친교를 나눠야겠습니다(1요한 1,7).

아울러 혹시 내 안에도 헤로데와 같은 교만과 탐욕, 잔인함과 폭력성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소유욕, 자기 힘을 극대화 하려는 야망, 사랑의 섬김과 무관한 힘의 행사와 지배, 선과 정의를 외면하는 태도 등은 결국 또 다른 죄없는 아기들을 죽일 뿐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오늘도 죄없이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 특히 태아, 전쟁의 희생자들, 의롭고 이타적인 일을 하다가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합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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