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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기들 생명이 예수님 탄생을 알렸다면 /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8 조회수1,042 추천수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아기 예수님의 이집트 피난에 얽힌 전설적인 이야기이다. 요셉 성인과 핏덩이 아기를 안은 세 가족이 이집트로 가는 중 날이 저물었다. 쉴 곳을 찾았으나 인가는 없고 되레 마구간보다 못한 동굴 하나만 덜렁 있을 뿐이었다. 날씨는 추워서 곳곳에 하얀 서리가 내려 있었다. 그때 거미 한 마리가 가련한 아기 예수를 보았다. 거미는 이 추운 밤에 그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여러모로 생각했다.

 

고민 끝에 거미는 동굴 입구를 거미줄로 얽어서 그대로 망을 만들어 추위를 막고자 하였다. 한참 후 헤로데의 군대가 어린 아기를 찾아 죽이려고 뒤 쫓아왔다. 그들은 동굴 근처에서 혹시 굴 안에 사람이 숨어 있지 않나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들 중 한 우두머리가 온통 하얗게 서리가 내린 거미줄에 ‘막힌 입구’를 발견하였다.

 

그는 말했다. "자, 이 거미줄을 봐, 돌아가자. 누가 이 속에 들어갔다면 거미줄이 쳐있을 까닭이! 오래된 거미줄인 것을 보니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이 분명하네." 병사들은 그러고는 그냥 그 동굴을 지나쳐 갔다. 우리가 크리스마스트리에 금 사슬이나 예쁘게 치장한 은사슬을 두르는 것은 이 전설에서 유래된 풍습이라고들 한다나.

 

아무튼 헤로데는 권력을 유지하려고 자신의 정적들을 살해한 잔인한 임금이었다. 그는 예수님의 탄생 무렵에 자신의 왕권에 위협을 느껴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마태 2,16)’ 힘없는 아기 하나에 수많은 군인을 가진 그의 두려움은 아이러니를 넘어 불쌍한 말로를 드러내었다.

 

구세주의 탄생 소식을 들은 헤로데가 베들레헴과 그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다행히 예수님은 하느님의 천사가 미리 요셉의 꿈에 나타나 이집트로 피난가라고 일러 주었기에 천만 다행으로 이 억울한 죽음에서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때 억울하게 죽은 아기들의 희생을 교회는 오래전부터 순교로 기억하다가 중세 이후에는 성대한 축일로 지내고 있다. 예수님을 대신하여 죄 없는 아기들이 무참히 희생되었기에. 오늘은 죄 없이 죽은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의 축일을 지내면서 의문점 하나를 가질 게다. 하느님께서는 왜 죄 없는 아기들이 죽어 가는 것을 보시고 그냥 두셨을까? 과연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아기들이 죽게 되었는가? 그것은 바로 헤로데 때문이다. 그의 욕심과 그 욕심이 낳은 두려움 때문에, 또 그 두려움이 낳은 폭력 때문에 죽은 것이다. 지금도 욕심으로 인한 두려움이, 또 그것이 부르는 폭력으로 수많은 고통을 가져오고 있다.

 

죄 없고 천진 나만한 아기도 엄청난 권력을 쥐고 그기에 집착하는 헤로데를 떨게 하였다. 그래서 죄 없는 아기들을 죄 많은 어른들이 수없이 죽였다. 말 못하는 아기들이 바친 생명으로 예수님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그리하여 연약한 그 아기들은 확실한 증거자가 되었다. 말 못하는 어린 아기들의 그 죽음이 이렇게 믿음의 증거를 고백했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무엇으로 주님을 증언해야 할까?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을 기리는 오늘, 믿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반성의 질문이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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