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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메온처럼 뵈옵기를 간절히 희망만하면 /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9 조회수826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간 살아온 모습을 돌아다보는 때다. 과연 얼마나 복음에 충실하고 기쁘게 살아왔는지 자신을 성찰해 보자. 이런 어떤 특정 시간이 되면 눈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소나무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린다. 저 나무들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갈대처럼 흔들리고 눈앞의 어려움과 유혹에 굴복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돌봤는지를 부끄럽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마음에 이런 한마디 간직하고 살면 어떨지. 이는 다윗 임금이 자신의 반지에 새기고 다닌 글귀라나.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하고, 기쁨에 도취하여 자만하지 않도록, 반대로 큰 절망에 빠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낙담하여 좌절하지 않도록 그는 이 글귀를 새기면서 마음을 다스렸단다.

 

우리 교회에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가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그리하여 성녀께서 평생토록 새겨 두어야 할 이 내용을 노랫말로 만들어서 아름다운 곡을 붙였단다. “아무것도 너를 슬프게 하지 말며 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오, 하느님은 불변하시니 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이는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유다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성전에서 봉헌식을 해야 했다. “사내아이를 낳았을 경우, 이레 동안 부정하게 된다. 여드레째 되는 날에는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레위 12,2-3)” 아기 예수를 팔에 안아 든 시메온의 모습을 묵상하면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이런 아름다운 글귀가 생각난다. 그녀 역시 한평생 수도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순간들이 참 많았을까? 그러나 아무리 긴 세월을 살아도 인생의 끝자락에 서보면 한평생이 하룻저녁 꿈과 같은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시메온 예언자는 아기 예수님을 뵙고 감격한다. 그는 구세주를 만나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성령께서 그러한 믿음을 주셨던 것이다. 의롭게 살면서 오직 믿음에만 충실했기에 그는 기다렸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29-30)” 그는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졌음을 이렇게 고백했다. 살아온 시간은 모두 사라졌지만 주님만이 영원하시기에 이제 ‘모든 것을 가진 이’가 되었다는 뜻이리라.

 

기쁘다고 기쁨에 매이지도 말고 슬프다고 슬픔에 잠겨 있지도 말아야 할 게다. 마음속으로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라고 외치자. 그러면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 영원한 것이 보이리라. 시메온에게는 품에 안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한 주님이 보였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참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인간의 손에 들려 성전에 봉헌되셨다. 봉헌 받으셔야 할 분께서 봉헌되시는 것은 ‘참 하느님이시지만 철저하게 우리와 같으신 분’임을 드러내시려는 것일 게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계명을 충실히 지키고 의롭게 사는 이에게는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신다. 믿음을 가지고 평생 주님 모습을 기다려 온 시메온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기 예수님을 만나 뵈올 수 있었다. 우리도 그분 뵈옵기를 희망하며 온 생애를 계명에 충실하며 의롭게 살 때에는 우리에게 오시는 그분을 꼭 만나 뵐 수 있으리라.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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