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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30 수/ 슬픔과 고통의 자리에 하느님을 채우며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29 조회수1,253 추천수2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 6일 루카 2,36-40(15.12.30)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루카 2,38)



Simeon and Anna, the daughter of Phanuel





슬픔과 고통의 자리에 하느님을 채우며

오늘 복음은 1세기 과부단 가운데 모범적인 과부인 한나라는 예언자를 통해 구세주를 세상에 소개합니다. 그녀는 결혼 후 7년 만에 남편과 사별합니다. 그녀는 극도의 슬픔과 고통을 맛보며, 젊은 나이에 홀로 앞날을 헤쳐 나가야 하는 막막함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나는 삶도 신앙도 포기해버릴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모든 고통과 어둠의 덩어리를 안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녀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겼습니다(2,37). 참으로 간절히 주님께 매달린 것입니다.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을 충실히 섬겼던 한나는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주님을 만납니다. 그녀는 주님을 찬미하였고, 예루살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이에게 구세주로 오신 아기 이야기를 해 줍니다(2,38). 그녀는 주님을 믿고 희망 속에 인내하면서 허전함과 상실감, 슬픔과 고통의 자리에 하느님을 채워온 끝에 구세주를 만난 것입니다.

한나의 삶은 우리의 영적인 기다림에 대해 다시 돌아보도록 초대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다시 오실 주님을 희망 속에 기다립니다. 주님께서는 성령의 숨결로, 다른 이들의 사랑의 손길로, 따뜻한 미소로 매순간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늘 내 삶에 사랑으로 개입하시고 당신 모습을 드러내고자 하십니다. 또한 그분께서는 우리가 고통스럽고 슬퍼할 때, 희망을 잃고 좌절할 때 우리를 더 간절히 기다리시고, 사랑으로 내 삶을 충만하게 해주십니다. 이런 주님께 대한 확신을 지닐 때 우리는 고통 중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그분을 기다리며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한나가 성전에서 밤새워 기도하며 기다려온 그토록 긴 세월은 지겹고 비관적이며 공허한 세월이 아니라 영혼을 풍요롭게 한 기쁨의 때요 은총의 때였던 것입니다.

현재의 발자국은 과거라는 집을 짓지만 동시에 미래의 문을 열어줍니다. 지금 고통스럽고 외롭고 슬픕니까? 희망도 기쁜 일도 좋은 일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지금’ 두려움과 불안, 세속적 욕망과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들, 열등감 대신 한나처럼 내 안에 하느님을 채워 보십시오.

내 마음과 생각과 영혼을 하느님으로 채울 때 주님 친히 내 삶의 주인이 되어주실 것입니다. 그분께서 내 안에 사셔야 희망의 사람이 되고, 삶이 풍요롭고 행복해집니다. 행복을 찾아 지나가버릴 세상과 세상 안의 것을 사랑하거나 세상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해야겠습니다(2,15-17).

주님께서는 나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시려고 기다리십니다. 그러나 그것을 받고 안받고는 나에게 달렸습니다. 자신을 비관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스스로를 불행에 빠뜨려 주님을 슬프게 해드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나아가 우리 각자가 다른 이들과 한국땅의 고통과 슬픔, 불의와 절망, 불신과 증오의 자리에 하느님을 채우는 빛과 희망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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