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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다림을 / 성탄 팔일 축제 내 제6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30 조회수909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나’는 유다인 여성들에게 흔한 이름이다. ‘우아함’이란 말뜻 때문이라나.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한나는 ‘사무엘의 어머니’이다. 그는 마지막 판관으로 사울과 다윗을 임금으로 선포했던 이다. 그의 출생에는 어머니 한나의 애절한 기도가 담겨 있다. 한나는 아이를 낳지 못했단다. 그것은 주님께서 훗날 사무엘을 주시려는 섭리였다.

 

그런데 한나의 남편 ‘엘카나’에게는 ‘프닌나’라는 또 다른 아내가 있었고, 그녀와 사이에 두 아들이 있었다. 이들은 한나를 무시했다. 하지만 그녀는 낙심하지 않고 기도로 위안을 찾았다. 그리고 아들을 주시면 주님께 바치겠다고 선언한다. 주님께서는 애틋한 이 기도를 들어주시어 그에게 아들을 주신다. 이렇게 사무엘이 태어났다.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만난 한나 예언자도 ‘한이 많은’ 분이다. 혼인하여 일곱 해 만에 남편을 사별하고, 기도와 헌신으로 살았던 이다. 그러기에 아기 예수님을 만나 뵙는 은총을 받았다. 불행과 슬픔을 깊이 체험한 여인이었지만, 이것이 그녀에게서 믿음을 빼앗지는 못했고 오히려 하느님을 굳게 신뢰하게 하였다. 한나가 겪은 고통을 통하여 하느님은 눈물만을 흘리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리라.

 

그녀는 84세의 고령이었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의 손길을 기다렸단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희망이 있었고 그것은 그녀로 하여금 언제나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였다. 한마디로 경건한 여인이었다. 설령 교회에서 부정적인 면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신앙의 유대를 끊지 않고 교회 공동체와 일치하여야 할 게다. 이 신앙의 끈을 놓아 버릴 때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에. 한나 예언자처럼 강한 믿음과 인내심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희망 속에서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고통 없이는 은총도 없다. 누군가 ‘거저’ 축복받는 듯이 보여도, 사실은 누군가가 그를 위해 기도했거나 희생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니 불평과 낙담에서도 새로운 마음을 지니도록 힘쓰자. 마음을 바꾸어야 세상도 바뀌어 보이기에. 자신이 변하여야 ‘자신을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변화되리라. 죽음까지도 극복되는 변화일 게다.

 

어떤 부인이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단다. 그래서 매일 하늘나라로 데려가 달라고 기도했다. 주님께서 응답하셨다. ‘그래, 네 소원대로 해 주겠다. 그런데 몇 가지 부탁하자. 우선 그대가 죽으면 장례를 치를 터이니 집안을 깨끗이 정리하라. 그대가 떠나면 자식들이 마음에 걸릴 것이니 그들에게 마음껏 애정을 쏟아 줘라. 물론 남편에게도 최선을 다해라. 좋은 아내였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어떤 말에도 대꾸하지 말고 정성을 다해라. 사흘 뒤 또 보자.’ 부인은 눈 딱 감고 삼 일 동안 그렇게 했다.

 

마침내 주님께서 오셔서 ‘이제 갈 시간이 되었다.’라고 하셨다. 그런데 깨끗이 정돈된 것을 보자 그녀의 생각이 확 달라졌다. 남편과 자녀들의 ‘전에 없던 모습’에 마음도 흔들렸다. ‘이렇게 좋아지니 떠나기 싫다.’라고 생각이 든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바꾸면 세상도 바뀌어 보인다. 내가 변화되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 변화가 온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변화이다. 변화의 대가는 어떻든 주어진다.

 

한 해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기에 또 새해를 생각하니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의 순간이요, 결국 시작은 항상 다른 마침과 연결되는 것을 느낄 게다. 달이 차면 기우는 법,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은 달은 다시 차오를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시작이 있으면 마침이 있고, 마침이 있지 않고서는 또 다른 시작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에서 마침을 보고, 다시 마침을 통해 시작을 찾아볼 수 있는 혜안이 영원한 삶을 사는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겨울의 황혼은 이제 긴 밤의 안식에 안긴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 각자에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고 싶은 시기이다. 한나 예언자는 그 긴 기다림 끝에 아기 예수님을 뵙게 되었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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