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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31 목/ 우리 가운데 오시어 함께 사시는 말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5-12-30 조회수1,192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요한 1,1-18(15.12.31)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우리 가운데 오시어 함께 사시는 말씀

요한 복음사가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아버지 안에서 이루어진 영원한 탄생을 알립니다. ‘말씀’은 창조되지 않고 이미 영원 속에 계셨고,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아버지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하느님이셨습니다(1,1).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전인격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이 신비는 우리에게 다음 세 가지를 알려줍니다.

먼저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건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 역사의 예수님과 같은 분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는 그저 신학적 진리를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현실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행하며 갈릴래아의 예수님처럼 살라는 강력한 촉구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말씀을 통하지 않고 창조된 것은 없습니다. 생명을 품은 ‘말씀’은 모든 것의 원천이요 빛으로서(1,3-4) 우리가 충만한 삶을 살아가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창조도 우리 삶에 함께 하시며 이끌어주시는 것도 그분의 사랑입니다.

말씀은 인간과 이 사회를 통하여 당신의 창조를 사랑으로 이어가고자 하십니다. 하느님과 함께 계신 말씀께서 인간의 순수한 본성을 회복시켜 주고 우리와 사랑과 친교를 위해 우리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따라서 나 또한 사랑으로 하느님 창조의 말씀을 살아내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말씀이 사람이 되신 까닭은 어둠 중에 있는 우리에게 빛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말씀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참된 길을 가리켜주는 ‘빛’이십니다(8,12). 따라서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을 따라가면 ‘생명의 빛’을 얻을 것입니다(8,12). 그 빛은 나의 어둠의 깊이를 보도록 이끌어주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참빛이시고(1,9) 충만하신 분으로서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으나(1,16) 세상은 눈이 멀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1,5.10),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1,11) 그럼에도 ‘빛’은 지금도 여전히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한’(3,19) 인간, 곧 하느님을 거부한 이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시고, 어둠을 비춰주시러 오신 말씀이신 예수님의 전인격이 "우리 가운데" 사십니다. 사람이 되신 하느님께서는 아예 우리 삶의 한복판에 천막을 치시고 함께 사십니다. 이보다 더한 축복이 있을까요? 이 엄청난 축복을 의식하며 살아야겠지요. 한편 주님과 함께 한 지붕 아래 머문다는 것은 도전이기도 합니다.

나는 매순간 삶의 자리에서 내가 믿는 예수님의 전인격을 실제로 드러내고 있습니까? 나의 가정과 공동체, 특히 우리 사회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으며 연민의 마음을 품고 있습니까? 우리 모두 창조가 아닌 폭력과 탄압, 차별과 배척, 비정함과 무관심, 패배주의와 절망과 같은 어둠 위에도 빛을 비추시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사랑을 되살리도록 힘써야겠습니다.

한해의 끝자락이 사랑과 정의를 실천함으로써 삶의 육화를 이뤄나가는 것이 나의 몫임을 기억하고, 뿌리도 없고 가야 할 방향도 잃은 채 세상의 어둠에 젖어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한처음'의 날이 되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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