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05 조회수1,047 추천수14 반대(0)

전주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동사무소 앞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써달라는 쪽지와 함께 기부금을 놓아 두셨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말없이 드러나지 않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입니다. 지난 성탄 무렵에도 어김없이 기부금을 놓고 가셨다고 합니다. 밤하늘은 별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처럼,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이제 곧 양지의 청소년 수련원을 맡아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덤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잘 모르는 일입니다. 직원들의 월급을 챙겨 주어야 합니다. 시설을 보수해야 하고, 자주 찾아가야 하고, 피정이나 미사가 있으면 가서 강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제가 해야 하는지, 왜 제가 해보겠다고 했는지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속삼임이 있었습니다. ‘한번 해 보는 거야!’ 열심히 해서 수련원이 잘 되면 교회를 위해서도 좋고, 수련원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도 영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소국 일, 신학교 강의, 복음화 학교 담당, 베리따스 기숙사 운영, 양지 피정의 집 운영까지 하게 되면 지금보다 조금은 바빠질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좋은 결실이 맺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저보다 더 바쁘고, 분주하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거처할 집이 있고, 식사를 준비해 주시는 분들이 있고, 교구라는 든든한 기둥이 있습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제가 한다고 하면 도움을 주시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앞으로 양지 피정의 집을 찾아 주실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세상에 오셨습니다. 암행어사처럼 마패를 가지고 오시지 않았습니다. 요즘 말하는 금수저를 지니고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초라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열정이 있으셨습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가 다가 왔다.’고 선포하셨습니다. 그분의 말씀과 표징은 복음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그분이 태어나기 전과, 그분이 태어나신 후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고인이 되신 가수 김광석은 일어나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겠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봄의 새싹들처럼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 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가고

햇살이 비치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봄의 새싹들처럼

 

사랑은 결심입니다. 사랑은 행동입니다. 사랑은 관념이 아닙니다. 사랑은 실천입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사랑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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