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6.수. ♡♡♡ 끝이 아름아와야 한다. - 반영억 라파엘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05 조회수1,09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반신부의 복음 묵상
 





 


공현 후 수요일 (마르6,45-52)

 


끝이 아름다워야 한다 

 

2013년으로 기억합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은 퇴임하는 그에게 87%의 지지율을 보냈습니다. 세계 각국은 그의 퇴임을 “아름다운 퇴장”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재임 기간 중 브라질을 세계8위의 경제대국으로 끌어 올렸고 좌우를 모두 끌어안는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래서 2014년에 다시 출마하면 당선이 확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신은 한 사람에게 두 번 선물을 주지 않는다. 다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 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물러났습니다. 그래서 그의 퇴임을 “아름답다”고 합니다. 룰라 대통령의 ‘포용의 정치와 아름다운 퇴장’의 모습이 우리나라에는 언제나 올 것인가?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뒷모습이 그리운 오늘입니다. 정치인들이 선거구획정을 놓고 줄달리기 하는 모습이 이제는 제 밥그릇 챙기기로 보여 집니다.

 

일찍이 세례자 요한은 당신의 뒤에 오실 분을 소개하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요한1,27)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한다.”(요한3,29)하시며 예언자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자기의 소명, 분수를 명확히 알았습니다.

오늘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제자들을 재촉하여 떠나게 했을까요? 그것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입니다.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통해 예수님과 제자들은 갑자기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제자들의 위치는 봉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존경받는 자리가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환영받을 때 초심을 잃지 않고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배를 타고 떠나게 하셨는데 ‘배’는 교회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회의 구성원입니다.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총회장이나 구역장, 반장, 단체장은 봉사의 도구이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욕심입니다. 그 욕심을 내려놓을 때 아름다워집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떠날 채비를 갖춰야 합니다.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당당히 가야합니다.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과 작별하신 후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습니다. 할 일을 마치고 기도하러가셨습니다. 그 기도는 주님을 지켜주시는 힘입니다. 당신을 파견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는 시간입니다. 우리에게도 기도는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을 밝히 드러내 줍니다. 하느님의 뜻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깨어있게 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올바로 알아듣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게 합니다. 그러므로 다른 것에 방해 받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룰 수 있는 산으로 가야합니다. 기도의 장소도 참으로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저녁이 되었을 때 제자들에게 다가가셨습니다. 마침 배는 호수 한 가운데에 있고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맞바람은 장애물입니다. 성경에서 ‘바람’은 성령을 상징하니까 맞바람은 ‘악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의심과 두려움을 가져오게 하는 방해꾼입니다. 그래서 결국 예수님을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지르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시며 맞바람을 잠재우셨습니다. 맞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 분은 주님뿐이십니다.

 

우리는 곤경의 바다에서 헤매지 말고 그 한복판에 서계신 주님을 잘 보아야 합니다. 주님은 언제나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하시며 우리를 곤경에서 구하러 오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눈이 멀면 그분을 보지 못합니다.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 집니다. 모쪼록 거센 맞바람 안에서도 함께 계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저희가 세상살이에 바빠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을 지날 때에도 당신이 함께하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십시오. '미루지 않는 사랑으로' 사랑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