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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희년은 주님의 은혜로운 해 / 주님 공현 후 목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07 조회수1,011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리는 자신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한가롭게 물 위를 떠다닌다. 그게 가능한 것은 오리가 기름 때문이라나. 꼬리 부분에서 나온 기름이 털 사이를 메워서 물의 침투를 막아 준단다. 오리가 물속이 아닌 물 위를 유유히 떠 있는 게 기름 때문인 것처럼 예수님도 기름부음 받으신 분으로 세상에 오셨다. 예수님은 세상 속에 빠져 있지 않으면서 철저히 세상을 향해 봉사와 은총을 전해 주는 전달자 역할을 하신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부음 받은 이’를 뜻한다. 그리스도인인 우리 또한 기름부음 받으신 예수님을 본받아 도유의 축성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난 이다. 우리는 그분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눈먼 이들에게 빛을 주시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심을 되새겨야 한다. 그분은 공생활 시작으로 희년이 만천하에 성취되었음을 선포하신다. 소위 출사표를 던지신 것이다.

 

이렇게 그분께서 오심으로써 은혜로운 때가 도래했고 고대하던 메시아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심을 드러내시면서 당신 백성들에게 희년을 선포하신다. 기쁨으로 한 해를 지내라는 거다. 당신의 기적을 보고, 말씀을 ‘들으라.’라는 당부이다.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심이다. 도와주겠다는 말씀이리라. 그러기에 희년이고 ‘기쁜 소식’이다. 그런데도 확신이 없다. 그분 이끄심을 느끼지 못한다. 두려움을 놓아야만 할 텐데. 모든 두려움의 원인을 그분께서 ‘주신 것’으로 여기며 맡겨야 하는데. 그게 두려움을 벗는 첫 번째 행위이다. 그 뒤에라도 억울한 생각에 다시 ‘잡으면’ 안 된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해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루카 4,18-19),’

 

말씀의 ‘선포’를 ‘선동’과는 혼동하지 말자. 선포는 뜻하는 바가 이미 이루어져 ‘현실’이 된 것을 말한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루카 4,21).”라는 말씀처럼. 이렇게 듣는 이에게 이미 현실로 된 것이 선포이다. 그것은 가난하고 눈멀고 억압받는 이들께 미래에 언젠가 주어질 해방의 소식이 아닌, 듣는 그곳에서 이미 기쁨으로 이루어 진 것이리라. 그렇지만 반대인 선동은 자신과 관계없는 이들을 조장하여 그들이 목적한 바대로 몰아가는 것이리라. 거기에는 추상적인 것만이 난무할 뿐, 현실의 생생한 ‘기쁨’은 별로다. 우리 신앙인은 이렇게 ‘복음 선포하는 이’야지, ‘복음 선동하는 이’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게다.

 

복음 말씀은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점이다. 당연히 강론도 해석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성경은 윤리 교과서가 아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기 피붙이를 사랑하고 돌보아야만 한다고 매일 가르치는 것은 아니잖나!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받은 자녀들은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을 자기 자녀들께 늘 베풀게다. 그리스도인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하셨는지 자세히 살펴보는 데에서 출발하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와야 한다. 따라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먼저 자신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 교회 안에도 복음 ‘선동자’들이 참 많지만, 복음적 가치를 사는 진정한 ‘선포자’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가끔은 곳에 따라 선동하는 이가 아닌지를 정직하게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오늘을 사는 이에게는 매일 매일이 희년의 시작이다. 매번 성체를 모실 때마다 희년의 은혜로움을 기억하면서 주님을 겸손으로 받아 모시자. 자신이 바뀌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바뀌리라. 정성으로 성체를 내 안에 모시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맞이하면서 그분의 은혜로움을 전하자.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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