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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8 금/ 영적 성숙을 위한 겸손과 믿음의 씨앗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07 조회수1,307 추천수6 반대(0) 신고



공현 후 금요일 루카 5,12-16(16.1.8)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루카 5,12)



The cleansing of a leper





영적 성숙을 위한 겸손과 믿음의 씨앗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영성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인식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하나는 자신에 대한 인식입니다. 나병은 불결하고 전염성이 강하다고 여겼으므로, 나환자들은 다른 이들과의 접촉을 피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불결, 불결” 하고 소리를 질러야 했고, 예루살렘과 기타 성곽도시에는 들어가지도 못했고 따로 살아야 했습니다.

나병환자는 종교의식이나 사회생활에 참여할 수도 없었고, 늘 경계의 대상이었으며 죄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한 나병환자가 “예수님을 보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청합니다.”(루카 5,12) 그는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예수님 앞에 드러냅니다. 겸손과 올바른 자기 사랑 없이는 하느님을 만날 수 없고 영적으로 성숙할 수도 없습니다.

나환자가 지녔던 또다른 인식은 하느님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는 예수님께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5,12) 하고 청합니다. 그는 예수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분께 자신을 철저히 내맡깁니다. 이는 그의 신앙을 보여줄 뿐 아니라 온전히 의탁할 줄 아는 가난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이런 믿음이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사람만이 세상을 이길 수 있으며(1요한 5,5)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영원한 생명’은 어둠 속에 빛처럼 떠올라 아들 예수님 안에 있습니다(5,11-12).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기에(5,12)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은 영원한 생명의 원천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나병환자의 겸손과 올바른 자기사랑, 믿음과 가난한 마음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정하게 될 수도 있고, 율법을 어겼다고 비난받을 수 있음에도 겸손과 믿음의 씨앗을 지닌 나환자를 사랑으로 치유하시어 해방시켜 주십니다. 결국 “버림받았던” 나병환자는 다시 생명을 회복하고 해방되어 공동체에 되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누구든 영적 성숙과 치유와 해방을 바란다면 겸손해야 합니다. 자신이 뭐든 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있는 처지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자세 없이 영적 성숙도 치유와 해방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낮추어 자신의 치부와 어두움과 상처를 드러낼 때 우리는 성장할 것입니다.

또한 영적 성숙을 바란다면 어떤 처지에서도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을 굳건히 믿어야 합니다. 생명의 원천이요 길이신 주님께 내 삶의 뿌리를 내리고 중심을 그분께 두지 않는다면 참으로 허망하고 비참한 삶이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병고와 시련, 억울한 일을 겪을 때일수록 더 확고히 주님을 믿어야 합니다.

차별 없이 모두를 사랑하러 오신 예수님을 겸손하게 온전히 믿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닐 때 참 행복에 이를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겸손의 씨앗을 품고 키워가는 행복한 여정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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