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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구약과 신약의 인수인계식 / 주님 세례 축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10 조회수798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가 있다. 사실일 게다. 그 주요 내용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지금 그 사랑 받고 있지요.’ 우리는 하느님 사랑받고자 태어났다.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인간은 존엄성을 지닌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시어 사람이 되게 하신 것도 사람을 사랑하신 까닭이리라.

 

가끔은 아는 이에게서 사랑을 기대하다가 오히려 상처투성이가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그 모든 상처와 고통을 이겨 내게도 만든다. 언제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사랑을 제대로 깨달을 수 있을까? 큰 숙제거리다. 사랑받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깊이 체험한 이는 더 이상 이름이나 명예 따위에 갈급할 일이 없을 것이기에.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를 떠나, 요르단 강으로 요한을 찾아오셨다.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어떻게 선생님께서 제게 오십니까?”라며 굳이 사양하였다.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이루어진다.”라고 대답하셨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시자 홀연히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 위에 내려오시는 것이 보였다. 그때 하늘에서 이런 소리가 분명하게 들려 왔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구약과 신약의 인수 인계식이 조촐하게 열리는 요르단 강가의 예수님 세례식 모습이다.

 

이 인수인계는 요한에게 받은 예수님의 세례에서 이루어졌다. 여기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성부 하느님의 음성과 세례를 받으신 성자 예수님과 당신 위에 내려오는 비둘기 모양의 성령이 있었다. 그야말로 지상에서 영광스러운 삼위일체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이 세례식 말고 삼위일체가 이처럼 분명히 드러난 게 별로 없다. 삼위일체의 출현으로 신구약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천지가 창조되기 이전부터 말씀으로 계셨고 빛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 요르단 강가에서의 세례로 요한과 분명히 인수인계를 하였건만, 세상은 그분을 빛으로 아직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는데도. 아무리 큰 어둠이라도 아주 작은 빛을 받아 함께하려고 하지 않는다. 빛이란 게 본래 요상하게도 어둠을 꿰뚫어 버리는 게 그 본질이 있다. 어둠은 언제나 빛과 함께 드러나지는 않는다. 빛이 오면 그 자리를 내어준다. 아니 내어 주어야만 한다.

 

그렇지만 그게 빠져나가면 그 자리에 그대로 드러난다. 본래 있었던 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 어둔 밤도 새벽이 오면 자리를 비킬 수밖에. 이런 빛과 어둠의 갈림은 우리네 삶과 그 맥을 같이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로 같은 삶의 여정에서 누구의 인도를 받으며 길을 걷고 있는지를 상상해 보자. 이 풍파의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의 힘을 누구에게서 받고 있는지를.

 

주님께서는 어둠을 물리치는 사랑의 온화한 빛으로 감싸 주신다. 맑고 청정한 지역에 사는 이에게는 빛이 더 잘 보인다. 초롱초롱한 불의 반짝거림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잘 드러난다. 이처럼 깊은 어둠에서의 그 작은 불꽃 하나가 의외로 큰 빛을 낸다. 또한 작은 불꽃 하나로 말미암아 순식간에 볼 수 있게 되며 우리를 사로잡은 온갖 두려움에서 해방시킨다. 이렇게 주님께서 계심으로써 세상은 더욱더 밝아진다.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여라.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라고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에게 분명히 말씀하셨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라는 이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분을 맞아들이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고, 빛과 함께 영원히 살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분께서 빛으로 오심으로써 우리에게 불을 지피셨다.

 

그분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통하여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빛이라는 사랑을 선물로 주셨다. 지상에서의 공개된 장소에서 그것도 세례라는 완벽한 연출로 삼위일체의 출현으로 구약과 신약의 이 인수인계식은 이루어졌다. 인수자 예수님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이는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밝은 빛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오늘 우리는 그분에게서 사랑의 큰 선물을 받는 날이다. 주님 세례 축일을 맞아 그날을 떠올리며 잔잔한 감동이 다가온다면, 세례에 대한 어떤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게다. 무엇보다도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우리의 존재가 근본적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더욱 새롭게 느껴보면 참 좋겠다. 이 단순한 성찰이 거듭될 때 인생의 방향은 근본적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사랑받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깊이 체험한 이는 더 이상 이름이나 명예 따위에 그리 안달할 일이 없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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