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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즉시 버리고 곧바로 따르도록 / 연중 제1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11 조회수721 추천수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람이 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인생의 목적이 생겼다는 말이다. 살아가는 목표와 이유가 뚜렷해지면 영생의 길을 깨치게 되어 몸도 마음도 변한다. 그것을 ‘회개’라 할 것이다. 연중 시기를 시작하는 첫날, 회개하라는 주님의 말씀이 새삼스럽다. “때가 차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의 첫 말씀이지만, 어느 누구에게 이 말씀을 하셨다는 구체적 대상이 없다. 그래서 새삼스럽다.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마르 1,16-20 참조).’

 

연중 시기 첫날인 오늘, 예수님께서는 마음먹으신 일을 실행에 옮기고자 함께 일할 제자들을 부르신다. 시몬과 야고보의 형제이다. 길을 가시다가 우연히 부르신 것이 아니리라. 이전부터의 만남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라면 그분을 따르는 청중 속의 일부였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부르심을 받자마자 그들은 ‘즉시’ 그물을 버리고 따랐다.

 

요한 형제를 부르시는 대목은 더더욱 놀랍다.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따라나섰단다. 말하자면, 옷 입은 그대로 예수님을 따라갔다는 뜻이다. 정말로 그랬을까? 기다렸다는 듯이 만사를 내팽개치고 따라 나선 것일까? 그건 아닐 게다. 주님의 첫 제자들이 그런 식으로 스승님을 따랐을 리 없을 것이다.

 

‘즉시’에 버금가는 ‘곧바로’라는 말이 있다. 예수님께서 시몬과 안드레아를 부르실 때 그들은 곧바로 응답한다.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부르실 때에도 그들 역시 곧바로 그물을 버린다. 우리는 어떠냐? 혹시 ‘다음에, 내일, 여건이 되면’ 등 미루는 것이 아닌지? 예수님께서는 순간순간 우리를 부르신다. 이에 곧바로 응답하지 못한 채 미적거리는 동안, 그야말로 부르심에 담긴 소중한 그 무엇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사실 그 옛날 갈릴래아 호숫가의 그 형제들도 고뇌로 수도 없이 망설였으리라.

 

‘갈 것인가, 가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음에랴. 하지만 그 모든 갈등은 생략이 되어 전혀 입에도 벙긋하지를 않았다. 주님을 따르려면 ‘즉시 아니 곧바로’ 응답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서일 게다. 그러므로 수용과 따름은 ‘빠르면 빠를수록, 간단하면 간단할수록’ 더욱 그 진리의 이치에 걸 맞는다. 우리는 그분을 따르면서 너무 많은 것을 저울질하고 있는 게 아닌지를 뒤돌아봐야 하리라.

 

연중 시기의 첫날이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미적거리는 우리를 부르신다. 이 부름에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곧바로 따르도록 해야 한다. 지금 이 부르심은 그 옛날 그 호숫가의 뱃사람 마냥 배와 그물마저 버리는 그것과는 감히 비교가! 더더구나 부모자식마저 담쌓는 그 결단은 결코 아니다. 따르면 모두를 주시는 그 부름에 즉시 버리고 곧바로 달려가자.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닌 예수님께서 내 안에 사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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