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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곡성지 성체 현양대회 / 신앙에세이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18 조회수1,347 추천수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감곡성지 성체 현양대회

                                                                                                             강헌모

 

  해마다 청주교구에서는 감곡 매괴성모성지에서 성체현양대회가 열린다. 몇 년전에 가본 적이 있는 나는 이번에 참가하기 위해 기다려왔다. 드디어 성체대회하는 날이어서 성당버스에 30여명을 태운 차는 감곡성지로 향했다.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황금벌판을 바라보니 좋았다. 농부들이 흘린 땀의 결실을 맺을 날이 다가오고 있다. 성지에 도착할 무렵에 길가에 늘어진 작은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 사람을 반기는 듯 했다.

  성지에 도착하자 안내하는 사람들이 친절하게 오는 교우들을 맞이해 주었다. 나는 묵주를 하나 구입하고 성체현양대회 미사가 열리는 장소로 갔다. 동행한 성당교우들과 자리를 같이 하며 주교님 집전 미사를 기다렸다. 입당하는 청주교구 사제단을 보며 그동안 나와 함께 생활했던 신부님들의 얼굴을 보니 반가웠다. 그리고 나의 본당 신부님들도 보았다. 강론시간에 주교님께서 성체에 대해 말씀하셨다. 성체로 오시는 것은 우리에게 힘을 주시기에 오셨다 한다. 또한 세상에서 힘을 주기 위해서 온 것이다. 나(성체)를 먹는 사람도 나(성체)의 힘으로 살 것이라 하셨다.

  성체안의 예수님의 현존을 굳게 믿으며 주님과 동행하는 삶과 주님께 의탁하는 삶을 살으라 하신다. 내 삶은 참된 양식이며, 음료이다. 성체는 생명의 빵이다.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었다. 성체는 영원한 빵이며, 보증이다. 하느님 사랑에 대한 위대한 선물이다. 하느님 사랑에 감사하며 살자. 우리 이웃도 내 자신처럼 사랑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삶이 되자. 또한 부모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말한마디 나누는 삶이 되자고 하셨다.

  미사를 마치고 성체거동행렬이 있었다. 이는 산상십자가의 길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 대형십자가 앞에 경배 드리는 일이다. 산은 약간 가파랐지만 수많은 인파의 행렬과 함께한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대형십자가에 가기전에 임가밀로 신부님의 성체강복하는 동상이 있었다. 동상은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하며 성체강복하시는 임 가밀로 신부님을 기리며 만든 것이다. 그 후 성체대회는 6·25기간을 제외하고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지금은 주교님이 성체강복을 하신다.

  한국 최초의 성체대회가 1914년 성체성혈대축일에 거행되었다. 성체대회 장엄미사를 봉헌하고 2,000여명의 신자들과 열 두분의 사제들이 매산 정상까지 성체를 모시고 올라와 동서남북, 조선팔도를 향하여 성체강복을 하셨다. 임 가밀로 신부님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기도 하셨다. “예수님! 이 백성들이 주님을 알아 구원받게 해 주십시오.”

  산상 십자행렬을 마치고 점심시간에 성당에서 제공한 묵밥을 맛있게 먹었다. 식사 후, 전시된 사진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었고, 성모님께 편지를 올렸다. 이번 성체현양대회에 올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고, 가족 모두 천주교 신자가 된 것에 감사를 드렸으며, 가족에게 필요한 소원을 청했다.

  감곡 매괴 성당 성모순례지는 충북에서 최초로 설립된 곳이었는데, 본래 여주군 강천면 부흥골 본당 관할이었다. 1894년 소신학교가 자리잡은 그곳에서 본당 신부로 부임한 부이용 신부가 본당 위치로 적당치 않음을 알고 이전 장소를 물색하던 중 1896년 5월 감곡의 매사 언덕 밑의 터를 매입 그해 9월 17일 현 감곡(옛, 장호원)으로 본당을 이전하였다. 최초의 성당은 (현 매괴고등학교) 임오군란때 명성황후가 임시 피신해 있던 민응식의 집으로써 일본군의 방화로 잿더미가 된 골재만 남은 집터를 구입하여 수리, 사용하다 사제관겸 소성당을 완공하였다.

  성당 마당에는 임 가밀로 신부님의 동상이 있는데, 이렇게 씌어 있었다.

  “나는 여러분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이 말씀이 마음에 와닿아 감동 받았다.

  그리고 에드블룬에 달린 플래카드에는 “감곡 매괴성모순례지 성당 제 97차 성체현양대회”라고 씌어 있었다. 좋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행사는 잘 치루어졌다. 몇 년전에 이곳에 와서 성체현양대회에 참석했는데, 아마 93차로 기억하고 있다.

  감곡성당에 가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지 않았다. 성지순례가면 대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데, 점심식사 후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성당버스가 출발해서 그러하다. 하지만 오늘 감곡 매괴성모순례지 성당 성체대회에 가서 주교님 말씀을 듣고, 성체에 대한 존경과 신심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해서 성당에서 미사 봉헌할 때 성체에 대해 깊이를 더해 정성껏 모시고 싶은 마음이다.

 

                                                      2015.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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