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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빛이 자신을 드러내는 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23 조회수1,102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5년 다해 연중 제3주일


<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


복음: 루카 1,1-4; 4,14-21







그리스도(Young Jew as Christ)


렘브란트 작, (1656), 베를린 국립 박물관


< 빛이 자신을 드러내는 법 >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빛도 마찬가지고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빛은 아무 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빛을 반사해 주는 것이 없으면 빛이 있어도 어둠입니다. 마치 모세가 자신의 얼굴이 빛나는 것을 몰랐던 것처럼, 하느님은 모세와 같은 사람을 통해 당신 빛을 보여주십니다. 사랑도 보이지 않기에 우리가 보여주지 않으면 세상 사람들은 사랑이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는 매우 열심한 자매님 중 한 분은 말씀 체험을 뜨겁게 하셨습니다. 그분은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고아처럼 자랐습니다. 사랑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이 무언지 모르고 자랐다고 합니다. 세상에 대한 반항으로 어렸을 때부터 담배를 피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서 살았습니다. 결혼을 했지만 상대는 자신보다 훨씬 사랑을 못 받은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부부가 다 우울증이 심해서 그 자매는 위세척을 세 번이나 할 정도로 세상에 대한 희망을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자녀도 없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세례는 받은 적이 있었지만 성당에 제대로 다닌 적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산에 올라갔다가 밑에 성당이 보여서 찾아갔는데 바로 소공동체 모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소공동체 모임을 하는 첫 날 오명이어의 기적이 복음이었다고 합니다. 그 복음을 읽는데 이런 대목을 읽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 가운데에 있는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가엾은 마음이라는 구절을 읽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쓰다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분은 틀림없이 성경 구절에서 말씀하고 계신 예수님이 틀림없었습니다. 그분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그분 말대로라면 3년 동안 울었다고 합니다. 잘 때도 울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눈물이 흥건했다고 합니다. 이는 처음 받아본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감사였을 것입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눈물을 흘려보지 않았으면 거짓말입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성경공부나 교리공부는 이렇게 가슴을 건드리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메말라 있다는 느낌을 너무 많이 받습니다. 머리만 건드려 지식만 넣어주는 공부는 교만만 늘어나게 할 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또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너는 담배를 끊을 것이다. ... 이제 끊었다.”

그때까지 불량하게 살았던 젊었을 때부터 20년 넘게 하루 두 갑씩 담배를 피워왔는데 그 순간 딱 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끊으려고 수없이 노력했는데 안 됐는데 예수님의 말씀 한 마디로 더 이상 냄새도 맡기 싫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말씀은 이렇게 그 자매를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그런 체험 없이 우리가 전하는 말씀은 속빈 강정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이 우리를 통해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씀을 전하기 이전에 먼저 내 안에 말씀이 육화되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도 잉태하시지 못하고 엘리사벳을 찾아갔다면 엘리사벳에게 참다운 도움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말씀이 온전히 내 안에 육화되어 나를 사로잡아야 다른 이가 나를 통해 빛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그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성경말씀이 어떻게 이루어졌다는 말씀입니까? 바로 당신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말씀입니다. 당신이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한 대로 주님의 성령인 기름부음 받은 자이고 복음을 선포하고 묶인 이들에게 해방을 주러 오신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렇듯 예수님도 말씀 자체를 전하시지 않고 말씀이 당신 안에서, 당신을 통하여, 당신과 함께 실현되게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십일조는 상상 외로 중요한 계명입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고백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가 맡고 있는 교구 봉사자들에게 일 년 동안 십일조를 지켜보자고 권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지켰고 또 대부분 일 년이 지나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참 은혜로운 한 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이제는 힘 있게 십일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자매는 남편이 벌어오는 것이 100만원 조금 넘는데도 그달그달 교무금을 소득의 10%씩 떼어 냈다고 합니다. 매달 액수를 다르게 낸 것입니다. 지금은 기울어가는 가게에서 들어오는 소득이지만 거의 두 배가량 수입이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의 20년이 된 차가 사고가 나서 사업에 지장이 생기게 되었는데 바로 그 날 어머니에게 예상치 못한 돈이 들어와서 차를 사 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꼭 더 풍요로워지기 위해 십일조는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매는 작년 한 해 동안 새 차도 생기고 수입도 증가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의 목소리는 당연히 힘이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한 자매는 수입은 증가한 것은 없어도 낭비하던 습관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돈이 빠듯하니 친구들과 밥을 먹을 때도 돈을 덜 낼 수밖에 없었지만 인간관계는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일들은 말씀이 내 안에서 육화되게 하지 않으면 체험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이렇게 가슴까지 건드려 믿음이 확고해지고 이웃들도 이런 기쁨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솟아나올 때에야 비로소 빛을 증언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노아에게 하늘의 무지개를 보며 당신 계약을 기억하라 하셨습니다. 계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방울을 통한 빛의 굴절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빛의 아름다움을 보게 만듭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그리스도의 참 빛을 받고 있다면 세상 사람들이 주님이 계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시급한 문제는 성경을 많이 읽고 많이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그 성경이 나의 것이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는 것부터 실천해 보아야합니다. 우리도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증언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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