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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23 조회수1,082 추천수9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6년 1월 22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
 
He appointed twelve to be with him;
and he called them apostles.
He wanted to send them out to preach,
and he gave them authority to drive out demons.
(Mk.3,14-15)
 
 
제1독서 1사무 24,3-21
복음 마르 3,13-19
 
저는 지금 빠다킹 신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음하기도 편하고 친근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정말로 좋은 별명이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그런데 전에도 한 번 새벽 묵상 글을 통해서 말한 적이 있었지만, 처음에는 이 별명을 그리고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별명이 생긴 이유가 저의 느끼한 목소리 때문에 생긴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너 정말로 느끼해.”라고 말하면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별명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이 별명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다보니 지금의 ‘빠다킹’이 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인천교구 사제 인사이동 발표가 났을 때 어떤 신부님의 이름을 보고는 잘못 써진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인천교구 신부님은 아니라서 잘 모르는 신부님이신데, 글쎄 성함이 ‘방부엌’이신 것입니다. 그래서 교구청에 계신 신부님께 이름이 잘못 쓰인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만, 정말로 이름이 ‘방부엌’ 신부님이시고 외국 신부님이 아니라 한국 신부님이라고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이 신부님을 방과 부엌 사이에서 낳으셨다고 이렇게 지으셨다고 스스로를 자신 있게 소개한다고 하시더군요. 어렸을 때, 놀림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이름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말하면서 사제로 기쁘게 살고 계시지요.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이름을 가지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마치 이름 자체에만 커다란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명소를 찾아가 이름을 짓기도 하고, 지금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개명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들지 않는 이름을 가지고서도 충분히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이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래서 ‘이름을 비석에 새기는 것보다 길가는 사람들의 칭송이 더 낫다.’(격양시)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오늘 복음을 보면 12사도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예수님께서 이름을 붙여준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몬은 교회의 반석이라는 ‘베드로’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은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어줍니다. 이렇게 새 이름을 받아서 그들이 변화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 새 이름에 적합하게 열심히 주님의 뜻에 맞게 살았기 때문에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여정에 오르실 때 새로운 이름을 주십니다. 시몬과 제베대오의 아들들이 새 이름을 얻었지요. 이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닌데 왜 이름을 바꿔주셨을까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이름에 걸맞은 삶을 살라는 부르심인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주님의 뜻을 따르면서 살고 있을까요? 진정한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어떤 멋진 이름을 갖는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자기 몸을 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고 올바른 삶으로 후세에 이름을 남기는 것이 효도의 완성이다(공자).


성지 기도틀. 지향을 적어 꽂아 놓으면 저 역시 새벽에 일어나 같은 지향으로 기도합니다.

 

어깨를 감싼 팔

재키 라빈슨은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일류 야구팀의 선수로 기용된 사람입니다. 인종 장벽을 실력으로 극복한 그였지만 그가 가는 경기장마다 비웃는 관중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브룩클린 뉴욕 경기장에서 그는 경기 도중 그만 실수를 하게 됐습니다. 관중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흑인선수에게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낙담한 그가 2루 석에 힘없이 서있을 때였습니다. 유명한 유격수 피 리스 선수가 그에게 다가와서 팔로 라빈슨의 어깨를 감싸 안은 것입니다. 다음 순간 조롱하던 관중들이 모두 조용해졌습니다.

훗날 라빈슨은 그 날 자신의 어깨에 놓였던 리스의 팔을 상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의 팔이 나의 선수생활을 새롭게 시작하게 만들었다!"

지금 나를 격려해 주시는 분이 바로 주님이십니다. 주님의 손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분명히 내 삶의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빈첸시오 축일입니다. 축일 맞이하시는 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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