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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준 것 만큼 더 보태어서 / 성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 학자 기념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28 조회수818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우리 속담에 적선에는 귀신도 어쩌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다. 좋은 기운이 감싸고 있기에 악운이 다가서지 못한다는 게다. 그만큼 선행에는 하늘의 힘이 함께한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에게 질문했다. “덕이 높을 것 같나, 복이 높을 것 같은가?” ‘당연히 덕이 높다.’라고 답한다. 그러나 스승의 말씀은 의외다. “아니, 복이 높다.” 제자들이 따진다. “그렇다면 복 받으려 하지, 누가 애써 덕을 닦으려 하겠습니까?”

 

제자들의 공격에 공자는 말한다. “나는 오랫동안 덕을 닦으려 애썼다. 그런데 주변에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겸손, 절제, 용기의 덕을 지닌 이들이 참 많다. 하늘이 복을 내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제자들이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스승님, 어떻게 하면 그런 복을 받을 수 있는지요?” 공자가 답한다. “적선 외에는 달리 무슨 방법으로 하늘의 복을 얻겠느냐?” 그렇지만 많은 이가 복은 받고 싶어 하면서도 정작 그 길은 외면한다. 선행의 등불을 켜야만 앞날이 트인다. 내어 놓으라는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앞 못 보는 이가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걷고 있다. 그와 마주친 이가 의아해하며 묻는다. “정말 어리석군요. 앞을 못 보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니죠?” 그의 답이다.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이죠.”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등불을 가져다가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놓겠느냐? 등경 위에 놓지 않느냐? 숨겨진 것도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도 드러나게 되어 있다. 누구든지 들을 귀가 있거든 들어라.”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새겨들어라. 너희가 되어서 주는 만큼 되어서 받고 거기에 더 보태어 받을 것이다.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마르 4,21-25)’

 

달은 스스로 빛나지 않고 태양에 반사되어 빛난다. 그게 때로는 초승이나 그믐달이 되어 적게 비추지만 반달이나 보름달이 되어 크게 비춘다. 빛 받은 그 크기만큼 그렇게 자신이 어둠을 밝히는 존재임을 알린다. 살면서 누군가를 위해 빛을 밝혀 본 적이 있는가?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혀주고 그와 함께 ‘동행을 해 준 적’이 있는지?

 

선행은 ‘하늘의 힘’이 함께한다. 은총 없이는 자선과 같은 선행이 없다. 자선은 삶을 바꾸어 준다. 인생을 환하게 밝히는 행동도 된다. 그런데도 복은 ‘받고 싶어’하면서도 정작 그 길은 외면한다. 작은 선행이라도 실천하면 금방 깨달아지는 단순 진리인데도. 믿는 이도 얼마나 비추는지가 아닌, 은총의 빛을 늘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우리 스스로도 말씀의 빛을 드러내지 않는다. 또한 우리의 드러냄도 그분께서 주인공이게 해야 하리라. 우리가 드러나도록 해 본들 그게 어떤 의미가 있으랴! 어둠을 밝히는 달도 초승달처럼 부족하게 보름달처럼 환하게 비출 때도 있다. 믿는 그리스도인은 적게 비춘다고 좌절할 것도 많이 비춘다고 자만할 일도 결코 아니다.

 

시간이든 건강이든, 명예든 자식이든 ‘꼭 쥐고’ 있으면 오히려 떠나간다. 누구도 등불을 침상 밑에 두지는 않는다. 높은 곳에 두기 마련이다. 선행도 마찬가지이다. 모르게 베풀어도 언젠가는 꼭 드러나 미래를 밝힌다. 내어 놓고 나누어야만 더 많이 소유하리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게다.’

 

운명은 언제나 자신의 것이다. 아무도 그 운명을 어떻게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운명에 끌려가기보다는 운명을 알아 밀고가야 하리라. 삶의 본질은 기쁨이며, 인생의 근본은 즐거움이기에.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러니 서두를 이유가 없다. 천천히 베풀며 가도 인생은 늦지 않다. ‘아니 준 것 만큼 더 보태어 되돌려 받는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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