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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작은 정성하나가 큰 믿음으로 / 연중 제3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1-29 조회수861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마르 4,30-32)’

 

예수님은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단다. 작은 믿음이 정성으로 큰 믿음이 된다는 가르침일 게다. 아무리 작은 정성일지라도 믿고 보면 역시 세월이 가져다주는 그 무언가와 어울려 크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발육이 왕성한 겨자 나무도 뿌리가 시원찮으면 자라날 수 없다. 언제라도 ‘보이지 않는 부분’이 ‘보이는 부분’을 좌우할 것이기에.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뿌리가 있어야하고 정성이 담겨야 한다.

 

주님의 말씀은 ‘그 자체’가 능력이다. 숱한 병자들을 고치셨고 악한 기운을 몰아내셨다. 풍랑을 재우고 죽은 이까지 살리셨다. 모두 ‘말씀’으로 하신 일이다. 그러므로 그분 말씀의 씨앗을 각자의 ‘마음의 밭’에 심자. 이리하여 이 씨앗이 뿌려진 밭을 좋은 땅으로 만들어야 하리라. 우리의 몸도 ‘땅’, 교회도 거대한 공동체로 공존하는 ‘아름다운 땅’이다. 그 안에는 살과 피와 뼈와 엄청난 세포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실 모르는 곳이 부분이나마 남아 있는 미지의 땅이기에 그 구석구석에 주님의 ‘말씀’이 닿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가끔은 신앙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습관적으로도 기도하면서 정성을 되찾아야 할 게다. 건성으로 모시는 성체였다면 감사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 성당 안에서까지 세상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분심도 습관일 게다.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단다. 작은 정성이 ‘삶 전체’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씨앗은 저절로 자란다. 하느님 나라 역시 저절로 커진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절로 자라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뿌리가 있다. 뿌리는 깊은 땅속에서 싹을 준비한다. 이윽고 새싹이 돋는다. 그게 저절로 자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뿌리가 물과 영양분을 올려 주고 있다. 뿌리의 활동이 없으면 싹은 결코 자랄 수 없다. 그런데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보이면 이미 ‘뿌리가 아닌 줄기’일 게다.

 

신앙생활에도 보이지 않는 뿌리가 있다.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없는 부분인 그것을 잘 가꾸어야만 한다. 그 부분이 튼튼하면, 줄기는 싱싱해지고 꽃과 열매는 자동적으로 알차게 맺힌다. 보이지 않는 기도하는 삶이 뿌리부분이리라. 보이지 않게 성사 생활에 힘쓰는 것도. 남모르게 믿음으로 베푸는 선행이 살아 있는 뿌리의 역할이다.

 

정성은 보이지 않는 부분을 잘 보호할 때 빛을 발한다. 겨자씨 역시 뿌리가 시원찮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믿음의 삶뿐만 아니라 가정생활에도 보이지 않는 부분에 정성을 쏟자. 그러면 보이는 곳이 저절로 훤해진다. 생동감이 생긴다.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의 비유’에서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된다고 분명히 이르셨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들이대면’ 큰 것으로 바뀐다는 가르침이다.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가 생각난다. 천 년이 넘었다는 그 굵고 큰 나무도, 그 옛날 처음에는 은행 한 알이었으리라. 그 씨앗 하나가 땅에 떨어질 때, 그것이 천 년 뒤에 이렇게 큰 나무가 되어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게 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우리가 씨 뿌리는 하느님의 나라도 그렇게 자랄게다. 성호 긋기를 가르쳐 준 어린이들에게도, 교리인도를 해 준 예비 신자들께도 하느님 나라가 자라리라.

 

우리가 말씀에 따라 실천에 옮긴 작은 선행과 희생도 어디에선가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 자라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어도, 뿌린 그 씨앗은 또 누군가에게 전해져 더 큰 나무로 자라났을 수도. 또한 누군가는 우리 안에 있는 씨앗에게 물도 주었으리라. 짧은 선한 말 한마디로 우리 안에도 ‘하느님 나라’가 자라게 했을 게다.

 

이러한 현실을 바라볼 때,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어느 정도 가까이 와 있는지, 이 세상에서 우리가 얼마나 더 천국에 가깝게 살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와 함께 사는 이들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분명 자란다. 나무에서 열매를 맺도록 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씨앗을 열심히 잘 뿌리고, 또 그 씨앗을 우리도 잘 간직하여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작은 보탬이나마 된다면 참 좋겠다.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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