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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4 목/ 가난으로 선포되는 복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3 조회수1,26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4주 목, 마르 6,7-13(16.2.4)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라”(마르 6,8) 



Jesus Sends Out the Twelve Apostles



  

가난으로 선포되는 복음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함께하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도록’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3,14-15)과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셨습니다(6,7). 곧 제자들의 소명은 하느님의 자비와 선과 자유를 전하고 선포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복음을 선포해야 할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야수와 강도들의 습격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지팡이와 돌이나 사막의 뜨거운 지열(地熱)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신발은 허용하십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6,8-9)고 하십니다. 한마디로 물질이 아닌 하느님을, 소유가 아닌 가난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이토록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신 까닭은 복음선포가 하느님 안에서 그분의 자비와 생명과 해방을 전하고 나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선포를 빌미로 세상 권력과 재물로 나 자신을 선전하거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쇠외시킨다면 우리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세상의 어떤 것에도 매이거나 머물지 않고, 이미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께 의탁하여 복음을 선포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는 세상 모든 것에서 떠나 온전히 자유롭고 가난한 상태가 되어 그분과 일치하지 않고서는 결코 선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난은 하느님을 채우기 위한 빈그릇이며 하느님의 힘이 샘솟기 시작하는 자리입니다.

복음 선포에 불린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아 현세의 것들에 의지하지 말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하거나 성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며 거절당하더라도 거기에 매이지 말아야 합니다(6,11). 내 뜻과 애착, 고집과 이기심을 철저히 버리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오신 가난하신 예수님과 일치하여 주님의 생명과 자비를 꿋꿋이 전해야 합니다.

나의 일상의 삶과 세상이 복음 선포의 자리입니다. 따라서 각자 있는 자리에서 다른 이들에게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되어주는 복음이 되어 걸어가야 합니다. 세상에 기대어 인간의 힘이나 돈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선교하며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큰 착각입니다. 애착을 지니고 있는 인간적이고 물질적인 것들로부터 떠나는 길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미래로 나를 내몰지만 하느님 때문에 더불어 행복한 축제임이 틀림없습니다.

오늘날 교회마저도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의 가난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신 예수님의 가난을 통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지 못하는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역사상 부유하고 세상 권력과 타협하는 교회,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멀리 한 교회는 쇠퇴의 길을 걸었음을 상기할 때입니다.

오늘도 세상 것으로부터 떠나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주님만으로 만족하는 가난한 자 되어,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풍요로운 축제의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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