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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5 금/ 영성생활과 자존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4 조회수1,089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 금, 마르 6,14-29(16.2.5)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마르 6,16)



The Death of John the Baptist





영성생활과 자존감

자존감은 인간적 성숙에 있어서 뿐 아니라 영성생활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헤로데의 태도를 통해 신앙인의 자존감에 대해 성찰해봅니다.

헤로데는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요한이 그에게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를 차지한 것은 옳지 않다고 여러 차례 말하자 몹시 당황해하면서도 기꺼이 듣곤 하였습니다(6,18.20). 얼핏 보면 그는 꽤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은 자존감이 낮았습니다.

헤로데는 요한이 지닌 의로움과 거룩함을 인정은 하지만 깊이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그는 요한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할 때에도 경청은 하지만 ‘몹시 당황스러워하였고’ 그 일로 요한을 붙잡아 감옥에 묶어 두기도 합니다(6,17).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헤로데처럼 자신의 힘에 의지하고 정의 앞에서 불안해 하고 두려워합니다.

헤로데는 자기 생일잔치에 온 손님들을 즐겁게 해준 헤로디아의 딸에게 원하는 것을 청하라고 하며 “네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내 왕국의 절반이라도 너에게 주겠다.”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합니다(6,21-23). 그 소녀가 자기 어머니 헤로디아의 뜻대로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청하자 그는 몹시 괴로웠으나 맹세까지 하였고 또 손님들 앞이라 그들의 청대로 요한의 목을 베어버립니다(6,24-28).

헤로데는 요한이 적이 아니었음에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자기 스스로를 속이며 요한을 처형해버린 것입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의 활약상에 대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6,16) 하고 반응하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합니다. 그의 태도와 반응은 그의 자존감이 매우 낮았음을 말해줍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헤로데처럼 자신의 힘에 가치 기준을 두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지나친 의존과 열등감, 자기비하, 완벽주의, 과도한 죄책감과 수치심, 비합리적 사고는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결함이 있다고 느끼는 장애 의식, 그릇된 겸손, 현실 안주, 도덕적 착각에 따른 교만함, 타인과의 비교도 자존감을 떨어뜨립니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하느님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고 귀한 존재로 여겨주시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하느님의 피조물인 자신을 올바로 평가하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관점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삶을 해석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최선을 다 하되 완벽주의적인 사고와 생활태도를 버려야 합니다. 선이요 의미이신 창조의 하느님 안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자기 안의 건강한 소리를 강화시키고, 자신에 대한 비난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관을 멈춰야 합니다. 자신을 개방하되 남과의 관계에서 건전한 경계선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오늘도 자존감을 높이며 영적으로 성장해가는 행복한 발걸음이 되길 바랍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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