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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6 조회수1,072 추천수18 반대(0)

지난 수요일에 아주 특별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15년 전에 저는 파주시 적성 성당에 있었습니다. 저는 기억을 못하는데 저를 찾아온 자매님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당시 적성에는 군부대가 많았습니다. 아들을 군에 보낸 자매님은 아들을 면회하고 성당에 들려서 기도를 하셨다고 합니다. 아들 걱정에 눈물을 흘리는 자매님을 보고, 제가 말을 했다고 합니다. ‘자매님 울지 마세요. 저도 군 생활을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드님을 잘 지켜 주실 겁니다.’ 당시에는 면회를 오신 가족들이 성당에 오셔서 기도를 하기도 하셨습니다. 솔직히 저는 그 뒤로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였습니다. 자매님의 아들은 군 생활을 잘 마쳤고, 지금은 좋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평화방송에서 저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작정 명동으로 오셨습니다. 하느님께 저를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서품식 준비 때문에 저도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자매님은 우연히 저와 함께 일하는 동창 신부님을 만났고, 동창 신부님은 저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자매님을 만나면서 한 가지 배웠습니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따뜻하게 돌보신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모든 것을 저의 판단과 저의 뜻대로 일을 하는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제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볼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지 않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많아도, 많은 일을 하였어도 넘어지는 것은 자신의 뜻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금은 부족해도, 많은 일을 하지 않았어도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하느님께서는 더 많은 것을 채워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고 합니다. 일은 사람이 도모하지만 하늘의 뜻이 있어야만 성사된다고 합니다. 15년 만에 만난 자매님이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사람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형성된다고 합니다. 한쪽은 감정과 예술을 담당하고, 다른 한 쪽은 논리와 이성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가 균형을 이루어 발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너무 감정적이어서 앞뒤 계산을 못하면 큰일을 도모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너무 계산적이어서 늘 현재의 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후회하는 사람은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가 힘들어 진다고 합니다. 적당한 감성과 앞과 뒤를 분별하는 이성을 골고루 발전시켜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좌뇌와 우뇌의 발달은 공부만 해서는 발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올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좋은 습관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즐거울 수 있다는 것,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 우리 모두는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만의 소유가 아니라, 이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이고, 우리 선조들이 그렇게 물려주었듯이 우리들도 우리의 후손들에게 전해 주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전인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르치지만 그것이 삶속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와 가정에서도 올바른 가치 형성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오늘 하느님께 이렇게 청했습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느 누가 이렇게 큰 당신 백성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솔로몬이 올바른 분별력을 청하자 칭찬을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솔로몬은 한 나라의 왕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먼저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겠다고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재물과, 명성을 찾지 않고, 먼저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는 솔로몬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즐거워하였습니다.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아픈 사람을 치유하는 것,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이 돈과 명예와 권력보다 더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연습이 없습니다. 단 한 번의 기회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는 참된 지혜의 길을 선택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서품식을 잘 마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사제와 부제님들께도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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