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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버지(박영식 야고보 신부님의 강론)
작성자김영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6 조회수1,752 추천수7 반대(0) 신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아버지(연중 제5주일)

    

루카복음 5,1-11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시몬과 야고보와 요한을 사람 낚는 어부로 부르셨다. 오늘 천주교와 개신교를 망라하는 그리스도교가 전 인류의 과반수 이상에게 삶의 지표와 영생의 길잡이가 된 것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이 목숨까지 바치며 이 부르심에 충실한 덕분이다. 우리도 사도들의 복음선포와 신앙생활 덕분에 예수님을 믿고 따를 수 있는 것이다. 믿음이 강력한 이들이 인류를 훌륭하게 지도할 자질을 받는다. 독일 첫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을 예로 들어보자.

 

독일이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된 뒤 1949년부터 베를린장벽이 세워지기 전 1961년까지 동독에서 270만 명이나 되는 동독의 기술자, 전문직업인, 지식인들이 서독으로 빠져나갔다. 1954년에도 18만 명이 동독을 탈출했다. 동독의 경제력은 노동력 부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동독에서 종교자유가 허락되었으나 동독 개신교 목사들이 대거 서독으로 넘어왔다.

 

대다수 동독인들은 풍요롭고 안정되고 자유를 만끽하는 서독을 동경하고 있었는데, 서독의 한 가정이 고향을 버리고 동독으로 가고 있었다. 가난하고 불안하고 독재정권이 국민들의 자유를 탄압하는 동독으로 이사를 결심한 사람은 호르스트 카스너(Horst Kasner) 목사였다. 이 목사는 동독에 목사가 부족하여 수많은 영혼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도 예배당도 없는 곳으로 무작정 이사한다는 크나큰 모험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카스너 목사는 하느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했다.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교회도 없는 공산치하로 들어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카스너 목사는 예수님처럼 낮은 곳, 가난하고 독재의 희생이 된 불행한 곳,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 죽음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함부르크 루터교 주교인 뵐버의 요청에 따라 하느님의 부름이 있으면 어디든 간다.”는 신념으로 가족을 데리고 동독으로 가려고 결심했다. 카스너는 고향이 베를린이요 교사인 아내의 고향은 함부르그다. 그녀는 고향에서 친척들과 친구들과 행복하게 살려고 극구 남편의 결정에 반대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동독을 탈출해서 나오는데 그러한 동독으로 가서 산다는 것이 어리석고 우둔한 결정이라 아니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의 굳은 의지를 받아들여 결국 1957년 동베를린 근교로 이주했다. 그때 막내딸이 3살 때였다. 당시 아버지의 품에 안겨 동독으로 이사 갔던 이 딸아이는 아버지에게 엄격하고 철저한 신앙생활을 배우며 자랐다. 그녀가 바로 오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다.

 

앙겔라 메르켈은 동독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어 독일이 통일되기 직전 보수정당인 기민당(그리스도교민주연합 CDU)’ 당원이 되었다. 이 정당은 주로 독일 천주교 신자들과 개신교 신자들이 참여하는 당이다. 독일이 통일된 뒤 독일 통일의 아버지 콜 총리의 총애를 받고 독일 정치의 주류 무대를 장악해 나가 2000년에 기민당의 당수로 선출되고 2005년 통일 독일의 첫 여성 총리가 되었다.

 

앙겔라 메르켈이 총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이 당신의 뜻에 따라 서독에서 안정된 삶을 버리고 동독 개신교신자들을 위해 헌신한 그의 아버지에게 상을 내리신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하느님은 가난한 시골 교회에서 자란 소녀를 통일 독일의 최고지도자, 전 유럽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도자로 만드신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어렸을 때 동독에서 목사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배운 그리스도교 신앙의 가르침을 독일 정치에도 실현하려고 애쓰고 있다. 오늘도 메르켈은 천주교와 개신교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독일 정치무대에서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교가르침에 뿌리 내린 자기의 정치이념을 실현하고 있다. 예컨대 인간 존엄성과 창조 세계의 보존이라는 그리스도교 가치에 따라 가족복지, 이민자와 동성애자의 인격 존엄성, 생명윤리를 강조하고,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다. 이처럼 메르켈의 강력한 지도력은 아버지의 철저한 신앙 교육에서 나왔다. 그녀는 심지어 사회 정의문제를 풀 때는 말라기 3장을 인용하고 줄기세포 연구를 통한 치유 가능성을 제시할 때는 마태복음 9장에 나오는 야이로의 딸과 혈루증 앓는 여인 이야기를 인용하곤 했을 정도였다.

 

신앙은 나와 타인에 대한 관용적 시각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을 길러줍니다. 제가 만일 무신론자였다면 이와 같은 책임의식을 지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신앙은 언제나 제가 무겁게만 느끼는 삶의 부담감을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기도는 부족한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고 겸손한 제세로 섬김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해 줍니다.”(앙겔라 메르켈의 1995년 함부르크 교회의 날강연 중)

 

우리가 어떻게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보존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살아있는 신앙, 예배의 감격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후세에 신앙의 전통을 올바로 전달하기 위해 진정으로 하느님께 예배드려야 합니다.”(앙겔라 메르켈의 2005년 독일 하노버 강연)

 

우리도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예수님께 배운 가르침을 가정생활, 이웃과 대인관계, 일터에서 이 가르침을 실현하려 애쓰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로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려면 이웃을 진지하게 사랑하여 구원의 복음을 전해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먼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적인 자기중심주의, 죽지 않을 것처럼 현세의 삶에 집착하는 경향을 이겨내야 한다. 나아가서, 우리가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감을 자각해야 하겠다. 하느님은 우리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앙겔라 메르켈이 가장 살기 좋은 독일의 총리가 된 은혜보다 더 큰 은혜를 주실 것이다. 이는 우리 가족들이 다 영원히 하느님과 얼굴을 마주 대하고 하느님처럼 되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잘 읽히는 책  

 

판매처: 가톨릭출판사, 바오로딸, 성바오로

박영식, 말씀의 등불 다해. 주일 복음 묵상?해설(다해). 가톨릭

출판사(으뜸사랑) 2012(재판).

-----, 마르코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2년 개정 초판

-----, 마태오 복음 해설. 도서출판 으뜸사랑 2013년 개정초판

-----, 루카 복음(예수의 유년사). -루카복음 1-2. 입문,

본문 번역, 해설도서 출판 으뜸사랑 2013

-----, 루카복음. 루카복음 3-24장 해설. 으뜸사랑 2013

-----, 오늘 읽는 요한 묵시록. 바오로딸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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