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7 조회수913 추천수12 반대(0)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많이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모임을 하다보면 처음엔 모두 이야길 잘 합니다. 하지만 난처하고, 귀찮고 힘든 일에 있어서 뒷전으로 빠지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힘든 일, 귀찮은 일, 어려운 일은 하지 않으려는 우리 안의 슬픈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그렇지 않은 분들을 보게 됩니다. “저희 집에 있는 것을 가져오겠습니다. 내일 제가 나오겠습니다. 화장실 청소는 제가하겠습니다.” 결국 공동체는 이런 사람들의 봉사와 노력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이런 사람들의 노력으로 발전하게 됨을 보게 됩니다. 지금 나의 신앙은 어떤 모습일가요?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유형이 크게 4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누군가의 권유에 의해서 오는 분들입니다. 가족, 친지, 이웃의 권유가 있어서 성당엘 찾아오신 분들입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처럼 평소에 믿음이 가는 친구, 존경하는 친구가 권유를 했기 때문에 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본인의 목적이 있어서 오는 분들입니다. 젊은 남자들이 교리를 받는 경우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인, 장모님께서 사위가 되려면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는 목적이 달성되면 세례를 받았어도 성당에 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장실 가기전과 화장실 다녀와서의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본인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성당에 온 분들입니다. 커다란 체험은 없었지만, 늘 생각을 하고 있었던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도 진리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에 교리반 출석을 아주 잘합니다. 대부모를 정할 때도 스스로 구역장님께 전화를 해서 대부모님을 정해 달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분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신앙이 성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거룩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분들은 나약하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신앙인들도 근심과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삶의 한가운데에서 유혹과 갈등 앞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세례를 받은 후에 실망하여 냉담하기도 하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고, 신심단체에서 활동을 하면 점차 신앙이 성숙하고, 다른 이들을 하느님께로 이끌어 주는 굳센 신앙인이 되곤 합니다.

 

네 번째는 커다란 체험을 한 경우입니다. 사랑하는 딸이 갑작스럽게 아픈 경우도 있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잘 되던 사업이 실패하기도 하고, 본인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도 하고, 꼭 원하던 일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본인 스스로 성당에 가겠다고 다짐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큰 체험이 있었던 사람은 세례를 받은 후에도 신앙생활을 잘 하는 것을 봅니다. 이미 그분들은 체험을 통해서 하느님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성서말씀을 통해서 만났던 이사야 예언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가 이런 경우입니다. 주체할 수 없는 큰 체험 앞에 인간이 얼마나 약하고 부족한 존재인지를 느끼게 됩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큰 체험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겸손하게 됩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큰일 났구나, 이제 나는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베드로 사도도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나는 사도들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자로서, 사도라고 불릴 자격조차 없습니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겸손한 분들이 구원의 역사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이런 네 가지 유형의 예비자는 아니었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신앙인들은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경험할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때로 온실 속에서 자란 화초와 같아서 신앙을 갖는 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정과 교육을 통해서 자신을 새롭게 하지 않는다면, 말씀을 통해서 하느님을 새롭게 만나지 못한다면 이런 유형의 신앙인들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신앙인이 될 경우가 있습니다. 세례를 받아서 신앙인인 것은 맞지만 본인도 신앙인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삶은 신앙인처럼 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최고의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방법으로 부르심을 받았든지, 최선의 삶이 있는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하느님을 찾게 되었든지, 삶의 지뢰밭은 항상 있기 마련입니다. 유혹의 달콤함은 가리지 않고 모든 신앙인을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사야 예언자,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가 보여 주었던 것처럼 겸손함을 가지는 것입니다. 나의 욕심과 교만함을 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하느님을 찾았느냐를 묻지 않으시고, 우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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