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7 조회수1,117 추천수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6년 2월 7일 연중 제5주일
 
 
“Put out into deep water
and lower your nets for a catch.”
Simon said in reply,
“Master, we have worked hard all night
and have caught nothing,
but at your command I will lower the nets.”
When they had done this,
they caught a great number of fish
and their nets were tearing.
(Lk.5,5-6)
 
 
제1독서 이사 6,1-2ㄱ.3-8
제2독서 1코린 15,1-11
복음 루카 5,1-11
 
제 방에는 하루에 딱 두 번만 시간이 맞는 시계가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싶지요? 아마 어떤 상황인지 곧바로 눈치 채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시계가 서버렸습니다. 건전지를 바꿔줘야 하는데 미루다보니 며칠째 더 이상 시계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오늘 새벽에도 깜짝 놀랐지요. 잠에서 깨서 바라보니 11시가 다 된 것입니다. 어젯밤에 할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잠들었기 때문에 저는 늦잠 잔 것으로 착각했지요. 11시 미사인데 큰 일 났다 싶어서 얼른 욕실에 들어가니 욕실 창으로 보이는 밖이 아직 어둡습니다. 그때서야 멈춰버린 시계의 시간을 본 것임을 깨닫습니다.

시계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건전지를 바꿔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에 겨우 두 번만 시간이 맞게 되어 쓸모없는 시계가 될 뿐입니다. 건전지를 바꿔주면 다시 시계 본연의 기능을 하게 되어 계속해서 초침과 분침 그리고 시침이 움직이게 됩니다.

우리는 때로는 아무 일 하지 않고 푹 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너무나 바쁘게 일을 하게 되면 더욱 더 그런 생각은 간절하게 되지요. 그런데 시계가 움직이지 않으면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면 내 본연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따라서 내 마음을 북돋울 수 있는 힘을 주는 건전지를 제때에 교환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본연의 일에 충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북돋울 수 있는 힘을 주는 건전지는 바로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것들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시몬과 그 일행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밤새도록 애썼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고 말씀드리지요. 더군다나 그들은 숙련된 어부이고, 그에 반해 예수님께서는 어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목수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깊은 데에 던집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았다는 것입니다.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던 상태,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상황이었지만, 주님과 함께 하고 주님의 말씀을 따르자 정반대의 상황으로 바뀐 것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또다시 포기하려고 합니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바로 이 순간에 주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다시 건전지의 역할을 해주십니다. 이렇게 힘을 주시는 주님을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두려워하는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주님의 일을 하는 사도가 됩니다.

주님이라는 건전지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이라는 건전지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배와 모든 것을 버린 베드로의 모습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따르기 위해 내 삶에서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교만, 욕망과 이기심, 합당하지 않은 말투와 행동, 재물에 의존하는 마음, 게으름, 부정적인 마음, 미움, 다툼, 고정관념..... 너무나 많은 것들을 버려야 함을 깨닫습니다.

진정한 힘은 싸움으로 얻는 게 아니라 지혜를 통해 얻음을, 진정한 강인함은 감정에 저항하는 게 아니라 감정의 무게를 견디는 것을, 진정한 용기는 사랑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사랑의 무게를 감당하는 것을(덩훼이원).


멈춰버린 시계입니다.

 

감사한 일들을 바라봅시다.

한 남자가 몸의 여기저기가 알 수 없이 아프다며 의사를 찾았습니다. “선생님, 몸 전체가 계속 아픕니다. 이 상태가 너무 지긋지긋하네요. 제 인생에 잘 풀리는 일도 없고 모든 게 엉망입니다.”

원래부터 이 남자에 대해 조금 알고 있었던 의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부인을 잃으셨다니 제가 얼마나 슬픈지 모르실 겁니다.”

남자는 황당한 표정으로 의사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아내는 건강하게 잘 있다고 말했지요. 의사는 “그래요? 부인이 건강하시다니 저도 무척 기쁘네요.”라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는 소리 내어 “환자의 아내가 살아 있음.”이라고 말하면서 진찰지에 적습니다. 이제 다시 말합니다.

“그런데, 아드님 중 한 분이 아프다면서요? 참으로 유감입니다.”

“선생님, 제 아들 모두 건강합니다. 오늘 참으로 이상하시네요.”

의사는 “아들들은 건강함”이라고 말하면서 역시 진찰지에 적습니다. 또 말합니다.

“제가 아픈 곳을 건드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직장에서 해고되셨다면서요? 안타깝습니다.”

이 남자는 이번에도 잘못된 질문이라고 말하려는데, 그 순간 자신의 삶에 행복한 일들이 꽤 많았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이 모두 건강하게 잘 있고, 또한 지금까지 일 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었던 것이지요.

우리들도 이 남자처럼 나쁜 상황만을 보려고 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나쁜 상황을 보기 전에 내가 감사할 것들을 한 번 꼽아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나쁜 상황을 충분히 뒤집을 만한 행복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성수를 찍으며 바치는 기도문.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