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월)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루카 복음 12장 35-40절
두드리면 곧바로
어릴 적 시골에 살 때, 마을 잔치에 품앗이 가셨다가 잔치 음식을 싸 오실 어머니를 기다리던 기억이 있습니다.
잔치 음식을 먹는 일이 귀하던 때라 어머니의 귀가를 기다리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잔칫집에서
돌아오는 어머니를 기다리고, 설빔을 고대하며 설을 손꼽아 기다렸던 그때는 부모님의 나이가 한 백 살처럼 많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저도 이미 그때 그분들만큼 인생을 살았고, 커가는 조카들에 등 떠밀려 싫어도 이미
어른 노릇을 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음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러다 어느새 지금의 제 어머니만큼 나이 들어
있겠지요? 지상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인지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이 언제 오실지 그 또한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예수님께서 지금 오신다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선택을 하며 사실지 질문하면서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놀이가 즐겁습니다. 사람들과 더불어 ‘재래시장을 살려보자’ ‘협동조합을 모색해 보자’라고 제안하고 그 내용을 채워가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런저런 궁리하며 바쁘게 살다가 어느새 예수님이 오시면 반갑지 싶습니다.
김규봉 신부(의정부교구 전곡성당)
언젠가 주님을 뵈올 때 더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삶을 궁리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