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09 조회수928 추천수14 반대(0)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노선이 많기 때문에 환승하기도 편하고, 낮에는 자리도 여유가 있습니다. 5호선 을지로 4가역은 상일행과 마천행이 교대로 오는 구간입니다. 서품식 장소인 체조경기장은 마천행을 타야 합니다. 역에 도착해서 상일행이 오는 중이면 1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면서 스크린 도어의 글을 읽거나, 벽에 붙어 있는 글을 읽을 때가 있습니다. 3일 동안 상일행이 먼저 오는 바람에 읽을거리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역에서 읽은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의 얼굴은 중요한 지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체들은 기능이 다양합니다. 코는 숨을 쉬기도 하고,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입은 말을 하기도 하고,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눈은 세상을 볼 수도 있지만 감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한 가지 기능만을 하는 지체가 있습니다. 그것은 입니다. 귀는 늘 열려 있습니다. 오직 한 가지 세상의 소리를 듣기만 합니다. 그만큼 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부부싸움이 생기는 큰 이유도 배우자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친한 친구와도 감정이 상하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참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마음이 상하는 것은 제가 제대로 듣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설 연휴에 가족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설 연휴가 되면 좋겠습니다.

 

관점의 차이는 세상을 다르게 보게 만듭니다. 서양 사람들은 시간은 직선으로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 현재, 미래의 순서로 시간이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은 발전, 경쟁, 이익,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동양 사람들은 시간은 순환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는 매일 자전을 하고, 매년 공전을 합니다. 계절이 매년 다시 오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기다리게 됩니다. 순응하게 됩니다. 더불어 살아가려고 합니다. 비움을 이야기 합니다. 다시 돌아오기에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의학에서도 서양과 동양은 관점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양은 병의 원인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병의 증세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병의 증세를 없애기 위해서 많은 약을 만들고, 수술을 하고, 백신을 만들어 왔습니다. 사람들은 일단 증세가 사라지는 것에 믿음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효과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양은 병의 원인을 치료하려고 합니다. 냄새나는 곳에 향수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냄새의 원인을 찾아서 없애려고 합니다. 병의 원인을 찾고, 원인을 치유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입니다. 잘못된 생활 습관과 급한 마음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몸은 오랜 진화의 여정을 통해서 우리의 몸을 지키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이 병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분노, 원망, 걱정, 근심은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합니다. 시기, 질투, 욕심, 쾌락 역시 우리의 몸을 아프게 합니다. 그런 것들을 비워내야 합니다.

 

오늘 솔로몬은 성전을 이야기 합니다. 화려한 건물, 아름다운 장식, 웅장한 규모를 지닌 성전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이 생각하는 성전은 외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곳이 바로 성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마구간이 성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 거친 풍랑에 흔들리는 나룻배이지만 예수님께서 계시기에 성전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성전으로 만드는 길은 무엇일까요? 언제나 어디서나 통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남에게 원하는 대로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먼저 말하기 전에 먼저 듣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충실하게 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 둘을 식별하는 지혜를 청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내가 필요해서 만나는 사람보다는 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을 더 자주 찾아뵙고 만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기도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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