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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0 조회수1,323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6년 2월 10일 재의 수요일
 
Take care not to perform righteous deeds
in order that people may see them;
(Mt.6,1)
 
 
제1독서 요엘 2,12-18
제2독서 2코린 5,20―6,2
복음 마태 6,1-6.16-18
 
사실 지난주에 저의 컨디션은 완전히 바닥이었습니다. 신학교 다닐 때에 다쳤던 허리가 고질병처럼 저를 쫓아다녔는데, 허리 통증이 온 것입니다. 여기에 어깨가 결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등 온 몸 전체가 아프다고 아우성을 치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깨가 아파서 팔이 잘 올라가지 않고, 허리가 아프니 허리를 숙여서 양말 하나 신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소화가 되지 않아서 일부러 몇 끼 굶으면서 지냈지요. 이렇게 3~4일을 보내고 나니 괜찮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허리를 숙여 양말을 신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던 지요.

양말을 신으면서 감사의 기도를 바치는 사람이 있을까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평범한 일상조차 누릴 수 없는 상황이 다가오면 그때서야 그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특별한 나의 삶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즉,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힘들 정도로 고통이 찾아와야 감사의 이유를 비로소 찾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재의 수요일로, 오늘부터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시기를 보냅니다. 교회의 전례 시기 중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일, 기쁜 일의 40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통과 시련을 체험하는 극기와 보속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시간을 가지라고 교회에서 사순시기를 만들었을까요?

이런 고통과 시련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야 가톨릭 신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활’의 기쁨을 더욱 크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하나의 사건을 기억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내려놓으셨음을 보여주면서 부활의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주님께서 좋으신 분인지를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솔직히 40일은 너무나 긴 것 같습니다. 성주간만 사순시기로 정해서 딱 일주일만 보내고 부활을 맞이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들을 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갑자기 ‘만약 신학생 생활을 2~3년만 하고 사제가 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2~3년만 잘 배우면 충분히 사제의 몫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깊이가 생기지 않습니다.

군대를 포함해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시간을 보내고 사제가 되어도 깊이가 부족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사제가 된 지 거의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보기에 여전히 깊이는 부족하지만 이제 겨우 사제직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게 되었고 그래서 감사의 이유를 간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의 깊이 역시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깊어졌겠지요.

사순시기가 40일이나 있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부활을 더 깊이 그리고 의미 있게 맞이하기 위함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순시기를 평상시와 똑같은 날 들 중의 하나로만 보낸다면 어떨까요? 그만큼 부활의 기쁨을 체험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이번 사순시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주면서 잘 보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기쁜 주님의 부활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비비언 그린).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 재를 받으세요~~~

 

쫀쫀하게 살지 맙시다.

어떤 연구팀에서 이러한 연구를 했습니다.

한 마리의 코끼리에게는 맛있는 포도를 주고, 또 다른 한 마리 코끼리에게는 별 맛을 느끼기 힘든 오이를 준 것입니다. 그러자 오이를 받은 코끼리가 크게 화를 내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어떻게 했을까요? 연구팀의 한 가지 행동으로 화를 내던 코끼리는 화를 멈추고 다시 사이가 아주 좋아졌다고 하네요. 그 방법은 맛있는 포도를 먹고 있는 코끼리에게 다가가 포도를 빼앗고 대신 별 맛 느끼기 힘든 오이를 준 것입니다.

동물들이 가지고 있다는 이런 시기심. 어쩌면 인간은 동물보다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이 시기심이 살인까지 만드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속담도 있지요.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

남 잘 되는 것을 못 보는 쫀쫀한 우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쫀쫀해지면 쫀쫀해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바로 내 자신이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시기 시작인 오늘부터 잘 살아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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