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1 조회수1,156 추천수14 반대(0)

지난 설날 아침입니다. 가족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고, 세배를 하였습니다. 늘 세배 돈을 받기만 하던 조카가 할머니에게 세배 돈을 드렸습니다. 작년에 취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세배 돈을 받는 시기에서 세배 돈을 드리는 때가 오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때가 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카들이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낳으면 저도 할아버지가 될 것입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는 모두 그렇게 나이를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은 상대적입니다. 천년도 지나간 어제처럼 느낄 수 있고, 긴 인생도 마치 풀잎 끝에 맺혀있는 이슬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신앙인들은 시간을 길이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들은 시간을 의미와 가치로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한 생명 역시 길이의 시간이 아닙니다. 의미와 가치의 시간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이라면 하루를 살아도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삶을 살았다면 번뇌와 아픔이 가득했어도 영원을 사는 것입니다.

 

설날 아침이었습니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의정부 천변을 걸었습니다. 40분을 걸으면서 새벽 운동을 나온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분들은 한 해의 시작을, 하루의 시작을 운동으로 열었습니다. 아마도 건강한 한 해를 보낼 것입니다. 한 시간 정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명동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보았습니다. ‘보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스마트 폰으로는 알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모여서 일주일이 됩니다. 일주일이 모이면 한 달이 됩니다. 한 달이 모이면 1년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창한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생활하는 삶의 태도와 습관이 중요합니다.

 

오늘 성서말씀도 우리에게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계명을 선택할 것인지, 본인의 욕심과 세상의 것들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선택하고, 하느님의 계명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마치 물가에 심어진 나무처럼 생기가 있고,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는 일 마다 잘 될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것을 따라가면 멸망하고,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 중에 선택을 하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명확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주님의 뜻을 따라 주어진 십자가를 충실하게 지고 가서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 남을 탓하고,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원망하고 하느님과 멀어지는 신앙생활을 할 것인지는 우리들의 몫입니다. 우리는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의 길을 따라 갈 수 있도록 우리들의 마음을 주님께로 돌려야 하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