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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2 금/ 사랑과 생명의 단식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1 조회수1,054 추천수8 반대(0) 신고



재의 예식 다음 금, 마태 9,14-15(16.2.12)

“신랑을 빼앗길 때에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마태 9,15)



  
Jesus Questioned About Fasting





사랑과 생명의 단식

예수님의 제자들은 구세주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에는 단식할 필요가 없었습니다(마태 9,15). 단식이란 구원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교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심을 기억하고, 또한 다시 오실 그분을 기다리며 단식합니다.

참된 단식이란 무엇일까요? 단식은 무엇보다도 사랑과 정의이신 하느님과 구세주이신 예수님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단식은 불의하게 속박되고 억압받는 이들과 가난하고 헐벗은 이들의 어려운 처지에 실제 참여하고 연대하는 것입니다(이사 58,6-7).

단식은 자신이 사랑이요 정의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음을 알아차리기 위한 것입니다. 나아가 그 빈자리에 다시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채우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단식은 하느님과의 친교를 회복하기 위해 마음을 여는 것입니다.

단식은 그렇게 음식을 절제하는 수련 그 이상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온전한 마음으로 단식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육의 정신과 죄로 기우는 성향을 끊어버리고 하느님을 마음과 영혼 안에 모심으로써 주님과 새롭게 일치하도록 힘써야겠지요.

우리는 어떻게 단식해야 할까요? 우리는 “우리 영혼을 단식으로 희생제물을 만들어서 하느님께 바쳐야 합니다.”(성 베드로 크리솔로고 주교의 강론)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이 무엇이며 우리를 위한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차려야겠지요.

다음으로 내 안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이 원하시지 않는 것들을 알아내서 비워내야 합니다. - 거짓되고 쓸데없는 말과 험담과 부정적인 말의 단식 - 말하기보다 침묵하며 듣는 단식 - 헛된 생각과 걱정 근심의 단식 - 교만하고 위선적인 행동과 세상적인 즐거움을 좇는 발걸음을 멈추는 단식 이런 단식을 통해 침묵 중에 오시는 주님과 일치하며 그분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단식의 절정은 하느님 외에 다른 것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단식함으로써 애정 어린 말을 하고 행동과 일치하는 진실한 말을 하며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드러내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배려하며, 사회 정의를 위해 투신함으로써 하느님의 정의를 실현하는 단식을 살아내야겠습니다.

끝으로 단식은 진실한 마음을 지니고 자발적으로 항구히 실천해야 함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단식에 있어서는 단순히 희생이나 극기를 하는데서 더 나아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사랑으로 연대하여 정의를 실천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이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돈과 불의한 권력, 윤리의식의 쇠퇴로 병든 '영적 고도 비만 사회'입니다. 각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교회가 돈과 쾌락의 달콤함을 비워내고 각성하기 위한 단식을 할 때입니다. 육신의 건강을 위해 많은 돈을 들여서 하는 단식이나 다이어트나가 아니라 모두가 다시 하느님의 얼로 무장하는 영의 단식을 했으면 합니다.

오늘도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는 애착과 탐욕과 교만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를 채우는 거룩한 단식의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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