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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1 조회수1,490 추천수16 반대(0)

친구로 부터 설날 아침에 좋은 글을 받았습니다.

새해에는

꽃처럼 웃고

새처럼 노래하고

구름처럼 자유롭고

하늘처럼 평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꽃은 어두운 땅 속에서 양분을 끌어 올리는 뿌리가 있기 때문에 웃을 수 있습니다. 새는 둥지 하나에 만족하기 때문에 노래할 수 있습니다. 구름은 자신의 틀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하늘은 모든 것을 품어 주기 때문에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신앙과 신심행위는 비슷한 듯 다름 점이 있습니다. 사목국에 있을 때입니다. 사목국 신부님들은 양평의 한화콘도로 연수를 가기로 했습니다. 신부님 한 분이 일이 있어서 나중에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착각하였습니다. 우리가 용인에 있는 한화콘도로 갔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신부님은 운전 중에 성가를 듣고, 묵주기도를 하였지만 결국 도착한 곳은 용인에 있는 한화콘도였습니다. 용인에 있는 한화콘도에서는 다른 신부님들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늦은 밤에 양평의 한화콘도로 와야 했습니다.


우리가 요즘 많이 이용하는 내비게이션도 정확한 목적지를 입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기능이 좋은 내비게이션도 목적지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결국은 다른 곳으로 안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페인에서 운전할 때입니다. 대충 비슷한 주소를 입력했더니, 제가 원하는 호텔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주소를 정확하게 입력하지 않았던 저의 실수 때문에 친구와 저는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설 연휴에 가족들이 모여서 음식을 하고, 차례를 지내고, 세배 돈을 드리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모여서 남을 험담하고, 지난 일로 서로 다툰다면 신심행위는 하지만 신앙심은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신앙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적입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우리들 또한 증거하는 것입니다. 신심은 그런 신앙생활을 잘 하기위한 우리들의 마음이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순시기에 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는 신심행위입니다. 묵주기도, 성체조배, 9일기도와 같은 것들도 신심행위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본래 추구해야할 신앙생활과는 멀어지는 신심행위가 있습니다. 신심행위를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신심행위를 통해서 나와 나의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기를, 모두 성공하기를 바라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면 스카풀라와 기적의 패와 같은 것입니다. 이것들의 본래의 의미는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따르겠다는 다짐의 표시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마치 일종의 부적처럼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건강해지고,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분명 신앙을 위한 신심행위는 아닌 것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생각할 수 없듯이 신앙은 분명 우리들의 희생과 나눔 위에서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바로 그런 우리들의 신앙과 신심을 바로 잡아주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그릇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그릇에 무엇을 채우는 가입니다. 나의 몸을 채우는 것이 사랑, 자비, 희생, 나눔이 될 때 우리는 진정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


신심 행위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배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노를 젓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신심행위는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향해서 나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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