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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복음 묵상(생활성서사) - 류지인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참된 단식>
작성자김동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2 조회수941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6.02.12 (금)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마태오 복음 9장 14-15절


  

참된 단식

어린 시절, 하느님의 제단에서 복사를 서는 날을 늘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무언가 특별한 기도와 희생을 하느님께 선물로 드리고 있다는 느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집에서 성당까지 30분이 넘는 거리를 걸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잊어버렸고, 동네를 주름잡으며 소위 잘나간다는 형들이 지키는 무시무시한 골목을 통과해야 하는 어려움도 잊었습니다.


주님 수난 성금요일 예식 복사를 서던 날이었습니다.

주님 수난을 기념하는 무거운 날이었지만 생전 처음 성삼일 전례를 맡았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당에서 마련해 주신 김밥 속에 들어 있던 햄이 그날 모든 기분을 반대로 바꿔 놓았습니다.

금육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따로 골라 놓았던 햄이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려지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마음이 복잡해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금육재 의무와 음식을 버리는 죄책감이 부대끼는 가운데, 열심한 마음은 그만 갈 곳을 잃어버렸습니다.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말하는 단식은 좋은 기도 방법 중 하나였습니다. 그

러나 지향하는 바를 망각한 채 비교 대상을 찾아 자신의 만족을 갈구하는 순간 순수한 의도는 빛이 바래고 맙니다.

참된 단식은 ‘굶주린 이에게 양식을 내어 주고 이웃의 흡족함’(이사 58,10 참조)에 배부른 아름다운 실천입니다.


류지인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하느님을 입은 사람이 자기만족에 매달린다면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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