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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의 예식 다음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3 조회수2,360 추천수18 반대(0)

지난 설 연휴 중에 동창 신부들과 모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은 본당 사목을 하지 않는 특수사목을 하는 신부님들입니다. ‘성소국, 청소년국, 레지오, 상설고해, 꾸르실료, 빈민사목을 하는 동창들입니다. 동창의 기준은 입학년도가 아니고, 서품년도입니다. 동창들은 다양하게 모여 있습니다. 같은 해에 입학한 친구, 편입한 친구, 군대를 짧게 다녀온 친구, 휴학을 해서 같은 반이 된 친구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같은 해에 서품을 받았기 때문에 모두들 동창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은 함께 아파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원래는 후배였다고 무시하거나, 나이가 많다고 내세우거나, 입학을 먼저 했다고 자랑하지 않습니다. 그날 동창 모임에서 휴양중인 친구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건강이 회복되어 동창 모임에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다양한 구성원이 있습니다. 성직자도 있고, 수도자도 있습니다. 저처럼 구교우도 있고, 어른이 되어서 세례를 받은 분들도 있고, 배우자가 신자가 아닌 분도 있고, 쉬는 교우도 있고, 부유한 분도 있고, 가난한 분도 있고, 아픈 분도 있고, 건강한 분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다양한 지체들이 우리의 몸을 이루듯이,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런 교회를 신비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연중에 고등학교의 서열은 서울대학교에 많이 입학 시킨 순서로 정하는 것을 봅니다. 학교도, 사회도 어쩌면 1등만 기억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된 사람, 난 사람, 든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던 선생님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집니다. 어릴 때 선생님께서는 그 중에서 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들을 축하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모든 선수들은 함께 축하를 받아야 합니다. 세상은 ‘1등만 기억하는 사회를 향해서 쉴 새 없이 뛰어갈 것입니다. 일등, 일류는 성공과 출세의 보증서와 같고, 편안함과 부유함을 약속해 주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성적순으로, 능력순으로 서열을 정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여러 종류의 다양한 꽃들이 꽃밭을 아름답게 만들듯이, 우리의 세상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합니다. 행복은 소유의 크기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일등만 기억하는 사회가 아니라, 넘어진 사람, 실패한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도 기억하고 함께 어깨를 보듬고 살아가는 사회가 진정 행복한 사회입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세상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 너는 오래된 폐허를 재건하고, 대대로 버려졌던 기초를 세워 일으키리라. 너는 갈라진 성벽을 고쳐 쌓는 이, 사람이 살도록 거리를 복구하는 이라 일컬어지리라.”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하는 예수님이 못 마땅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것처럼 일등만 기억하는 세상을 원했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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