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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7 수/ 표징을 알아보는 순수한 눈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6 조회수1,066 추천수8 반대(0) 신고



사순 1주 수, 루카 11,29-32(16.2.17)

“이 악한 세대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The demand for a sign





표징을 알아보는 순수한 눈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향하여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11,29)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시대의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들은 예수님을 만나 치유와 해방을 체험했기에 표징을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악한 세대’(11,29)는 무엇보다도 마음이 완고하여 예수님을 메시아로 믿지 않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사두가이들을 염두에 두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요나의 표징 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하게 될까요?

무엇보다도 그들은 영혼의 해방자요 구원자이신 메시아를 원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로마의 압제에서 구해 줄 정치적 힘을 원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하느님이 아닌 세상의 힘을 원했던 것입니다. 그런 것에 눈이 먼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의문을 품고 이미 와 계신 메시아이신 그분의 표징을 보지 못했고 믿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이방인들인 남방의 여왕은 솔로몬을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였고(1열왕10,1-13; 2역대 9,1-12),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의 선포를 경청하고 회개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표징으로 오셨지만(11,30) 그들은 자기 생각에 갇혀 이미 와 계신 “요나보다 더 크신 분” 곧 구약 예언의 완성이신 메시아의 말씀을 듣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나의 삶을 돌아봅니다. 참된 표징은 무엇보다도 성부의 뜻을 따라 우리를 위해 목숨을 내어주시고 부활하신‘예수님 자신’입니다. 그런데 자주 기막힌 현상, 자극적이고 감동적인 장면, 환상적인 모습, 땀 흘리지 않고 얻어지는 놀라운 결과, 초능력적인 기적에 마음을 빼앗기곤 하지는 않는지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안개처럼 잠시 나타났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버리는 허망한 것들이겠지요.

하느님께서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자체를 통하여 표징을 보여주시고 참 기쁨과 평화를 선물로 주십니다. 그렇다고 세상의 삶과 영성생활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여 기도와 성사생활, 신심행위에만 열중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어떤 일을 하든 예수님을 품고 예수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거룩한 지향과 현존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어떤 일을 할 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따르고, 누구를 만나든지 그 관계가 하느님을 드러내는 성사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생각 없이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매순간 다가오는 표징을 보지 못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도 요나를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회개했던 니네베 사람들처럼 하느님 뜻에 귀 기울이며, 순수한 눈길과 믿음으로 모든 사람과 세상사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표징을 읽는 거룩한 날이 되도록 눈을 떴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telegram.me/kif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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