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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6-02-17 조회수1,207 추천수1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6년 2월 17일 사순 제1주간 수요일
 
No sign will be given it,
except the sign of Jonah.
(Lk.11,29)
 
 
제1독서 요나 3,1-10
복음 루카 11,29-32
 
전라도에는 사슴을 닮은 섬이라는 ‘소록도’라는 곳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지금까지 나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지금에야 치료가 가능하지만, 예전에는 ‘천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주 무서운 병이었기에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하는 등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가혹한 삶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1960년대 초, 이 소록도에 두 명의 젊은 수녀가 찾아와 나병 환자를 돌보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이들은 환자의 썩어가는 환부를 맨손으로 만지고 약을 바르며 치료 하면서 헌신적인 인류애를 실천했습니다. 이렇게 43년의 세월을 섬에서 보내고 이제 일흔의 할머니가 되어 버린 두 수녀님은 2005년 이른 새벽에 편지 한 장을 남겨둔 채 작별 인사도 없이 홀연히 섬을 떠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두 수녀님께서 쓰신 마지막 편지에는 이런 이유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 우리의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부담을 주게 될 날이 올 것 같아 조용히 떠납니다.’

솔직히 평생을 헌신적으로 나병 환자들을 위해 살았으니 이제는 조금 대접도 받으면서 사는 것이 뭐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녀님들이 베풀었던 사랑은 대접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주님의 뜻을 따라 실천하는 사랑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대접받고 인정받기 보다는 주님께서 기뻐하실 모습을 따른 것입니다.

이 수녀님의 사랑 실천으로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만날 수가 있었으며, 그 안에서 큰 기쁨을 체험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만나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 있을까요? 언젠가 신앙대회에서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모양이 갑자기 십자가 형태로 바뀌었다면서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외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고 신비한 일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주님을 만나서 구원을 얻고 그 구원의 기쁨 안에서 참 행복의 길을 가게 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표징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요나 예언자의 표징이 무엇이었습니까? 오늘 독서에도 나오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하느님의 구원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주님의 기적을 이 땅에 알리는 구원의 도구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를 통해 사람들이 주님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자기 자신을 통해 일어나는 기적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나에게만 주어지는 세속적인 놀라운 일만을 청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적을 느끼지도 또 체험하지 못하면서 점점 주님과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신이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 그것이 곧 신의 거절은 아니다(안소니 로빈스).


오스트리아에서 오신 소록도의 두 수녀님.

 

주어진 것에 만족하기.

능력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이 능력 많은 사람을 부러워했지요. 그리고 정말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 능력 때문에 삶의 짐이 점점 더 무거울 뿐이라고 합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돈이 많아서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들도 많으니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 역시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조금 더 가져야 행복할 것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우니 얼마나 행복하겠냐고 주변에서 말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스스로 코가 못생겼다고 합니다. 코 때문에 심한 콤플렉스가 생겼다면서 코만 예뻐질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할 것 같다고 합니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능력이 많고 적음이 아닙니다. 또한 많은 것을 가졌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아름답고 멋진 얼굴과 몸을 가졌느냐 역시 행복의 조건은 아닙니다. 어쩌면 행복의 조건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닐까요?

주어진 것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으며 작은 것에도 기뻐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것에 만족함으로 인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은 있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감실을 통해 계속해서 주시는 주님의 기적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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